양승태 대법원장은 26일 서울 삼성동 COEX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제22회 법의 지배를 위한 변호사대회 개회식'에서 축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양 대법원장이 변호사의 활동영역 확대를 강조한 이유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통한 법조인 배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데다 법률시장이 개방되는 등 법조 환경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법률 서비스는 소송업무와 같은 전통적인 분야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법조 환경의 변화는 양적 팽창과 경쟁의 심화라는 단순한 의미를 넘어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며 "법조가 급격한 변화를 이겨내고 법의 지배를 더욱 고양시키기 위해서는 법조인 스스로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변화에 적응하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미 발생한 법적 분쟁의 사후적 해결이라는 역할에서 더 나아가 미래지향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적극적인 역할로 변모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양 대법원장은 재판 결과에 승복하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재판이라는 것은 필연적으로 승소하고 패소하는 당사자가 있어 양쪽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는 숙명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다"며 "재판이 법치주의를 구현하는 분쟁 해결수단으로서의 기능을 온전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분쟁 당사자가 재판 결과에 승복하는 풍토가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 사회에서의 법의 지배 이념에 대한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현대 사회에서의 법의 지배 이념은 부당한 권력 남용으로부터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수호하는 전통적인 역할에서 더 나아가 최고의 헌법적 가치인 개인의 존엄과 가치를 수호하고 행복추구권을 보장하기 위한 지도 이념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일관성과 예측가능성을 바탕으로 한 안정되고 평화로운 사회를 조성하는 것이 법치주의의 현대적 과제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