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골프와 사람] "해외골프 저렴하게 즐겨요"

中투어 상품권 첫 출시 배병일 골프유닷넷 사장

“해외 골프투어, 싸게 제대로 즐기는 방법을 찾아봤습니다.” 49만8,000원에 중국 칭다오 또는 하문 지역을 2박3일 여행할 수 있는 골프투어 상품권을 업계 최초로 만들어낸 배병일(사진) ㈜골프유닷넷 사장. 여행업계와는 인연이 없었던 그가 상품권 출시를 결심하게 된 것은 사업차 중국을 왕복하는 일이 잦아지면서부터 였다. 컴퓨터 프로그래밍 전문가인 그는 골프장 업무 전산화 프로그램을 개발하며 골프와 만나게 돼 중국 여행사업까지 진출하게 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국내 운영중인 골프장의 절반인 90여개 골프장에서 그가 개발한 프로그램이 사용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칭다오 지역의 한 골프장에 수출하면서 자연스레 중국을 드나드는 일이 늘어난 것. “2년 전 공항에서 직접 항공권을 끊어 칭다오까지 가는데 왕복 항공료가 55만원이나 들었다”고 회상한 배 사장은 “단체가 아닌 개인이 좀더 저렴한 비용으로, 원할 때 여행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게 됐다”고 상품권 개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프로그래머답게 1년여에 걸쳐 치밀하게 준비를 했다. 우선 골프 여행객이 얼마나 되는지 시장조사를 했고 시중에 판매되는 골프투어 패키지의 가격과 장단점 등을 상세하게 분석했다. 항공사와 현지 호텔 등도 부지런히 찾아 다녔다. “비행기 좌석과 호텔 객실, 골프장 티 타임 등을 미리 일정 부분 사두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목돈을 예치해야 했기 때문에 초기 비용이 부담이었지만 덕분에 단가를 크게 낮출 수 있었고 관련 업체들과도 신뢰를 쌓을 수 있었죠.” 동분서주한 보람이 있어 50만원을 넘지 않는 가격에 80만원대 패키지 상품과 똑같은 구성을 이룰 수 있었다. 대한항공 이용과 5성급 호텔 숙박, 그린피와 캐디피, 아침식사와 전용 차량 이용 등이 포함된 가격이다. 기업체 선물용으로도 인기가 높아 주문과 문의가 밀려들고 있다는 설명. “구입해 놓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고 1년 이내에 언제든 다녀올 수 있는 장점 때문”이다. 최근 위도가 낮은 하문 지역 골프장 및 호텔과 협약을 체결, 이 상품권으로 겨울철 동안에는 같은 조건에 하문도 여행할 수 있게 했다. 그는 ‘값만 싼 비지떡’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현지 가이드를 직접 면접하고 전담인원을 뽑아 교육도 시켰다. 강제 쇼핑이나 관광을 없앴다. 처음엔 해외 여행을 부추길 수 있다는 자책감 때문에 고민도 많이 했다는 그는 그러나 글로벌 시대에 해외로 나가는 것을 막을 수는 없는 일이라는 생각으로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시장을 조사해보니 세관에 골프채 휴대를 신고하고 칭다오 지역으로 나가는 인원이 연간 6만명이나 됐다”는 그는 “국내 골프장 부족과 높은 그린피 때문에 밖으로 나가면서 비싼 비용까지 감수해야 하는 우리 골퍼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상품권 판매 수익의 2%는 골프 꿈나무 육성에 쓸 계획이다. 이미 비슷한 개념의 상품권이 생겨나고 있지만 배사장은 담담했다. “처음부터 큰 이익을 노렸다면 포털사이트와 골프장 프로그램 사업에만 주력했을 것”이라는 그는 “전에 없던 뭔가를 먼저 해냈다는 성취감이 중요하고 저렴한 비용에 잘 다녀왔다는 이야기를 듣는 보람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강조했다. 실시간 인터넷 부킹 사이트를 운영한 데 이어 첫 골프투어 상품권을 선보인 배사장은 골프계의 ‘아이디어 뱅크’를 꿈꾼다. 인터넷 부킹도 골프장으로부터 잔여 시간을 받는 다른 사이트와 달리 골프유닷넷(www.golfu.net)은 골프장 부킹 시스템과 직접 링크, 그때그때 티 타임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호평을 이끌어냈다. 수도권은 물론, 부킹난이 심각한 영남 등 지방에서 더 큰 인기를 모으고 있기도 하다. “늘 골퍼 입장에서 생각하면 사업 아이템이 떠오른다”는 그는 “다음 목표는 300만 골퍼가 모두 즐길 수 있는 깜짝 놀랄만한 프로젝트를 펼치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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