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애플의 ‘깜짝 실적’과 외국인의 집중 매수세에 힘입어 또 사상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전문가들은 IT 업황 개선 시그널이 뚜렷해지고 있는데다 국내 기관의 차익실현으로 생긴 매수 공백을 외국인이 채우고 있어 삼성전자의 강세행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2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0.81%(9,000원) 오른 111만4,000원에 장을 마쳐 사상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장 중에는 112만5,000원까지 오르며 종전의 장중 최고가(1월4일 111만원)을 가뿐히 넘어서기도 했다. 특히 외국인은 이날에만 1,300억원 어치나 사들이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최근 3거래일 동안 8% 이상 오르는 강세 행진을 이어갔다.
삼성전자의 최근 강세는 글로벌 IT업황 개선에 기대감이 갈수록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애플이 지난해 4ㆍ4분기 사상최대의 순이익을 기록했다는 소식은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과 IT업황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이는 계기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애플은 이날 실적발표를 통해 4ㆍ4분기 순이익이 130억6,000만달러로 역대 최대이자 IT기업 중 최대 분기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기간 동안 아이폰도 3,704만대가 판매돼 전년보다 128% 늘었다.
김영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애플의 깜짝 실적 발표가 모바일 기기 산업이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방증으로 작용하며 IT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특히 최근 반도체ㆍ액정표시장치(LCD) 업황의 턴어라운드 시그널이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삼성전자의 주가가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조용원 하나대투증권 연구원도 “현재는 삼성전자의 주가가 한단계 레벨업 하는 단계”라며 “장기적으로 200만원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유럽발 악재가 완화되면서 글로벌 경기 악화에 대한 우려가 잦아들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박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가 살아날지는 좀더 두고 봐야겠지만 시장에선 더 이상 경기가 악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최근 IT 기기에 대한 수요 회복 조짐은 삼성전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최근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고 당분간 매수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3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삼성전자 한 종목에만 5,6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쏟아부었다.
김주영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주식운용팀 부장은 “삼성전자의 신고가 행진에 가격 부담을 느낀 국내 기관이 LG디스플레이, 하이닉스 등 2등주로 대안투자처를 찾아 나서면서 생긴 매수 공백을 최근 외국인이 채워주고 있다”며 “그간 시장에서 소외받았던 IT주가 장가치를 회복할 때까지 당분간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대형 IT주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단기적으로는 주요 IT업체들의 실적발표와 중국의 춘절 효과가 주가 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은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주에는 LG디스플레이, 노키아 등 주요 IT업체들의 실적발표가 이어지는데다 중국의 최대 휴일인 춘절이 겹쳐 삼성전자에 주가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특히 중국은 경기 둔화 부담에도 임금인상, 소비진작 정책 등에 대한 기대감이 있어 춘절 IT기기 판매 동향이 긍정적일 경우 삼성전자도 당분간 강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 한편 이날 외국인 매수세에 힘 입어 대형 IT주는 동반 강세를 보였다. LG전자(4.05%)를 비롯해 하이닉스(1.86%), 삼성SDI(2.17%) 등이 고르게 상승했다. 반면 장중 2.62%까지 올랐던 LG디스플레이는 차익매물이 몰리면서 0.17% 내린 약보합세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