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외국계IT社 "나 지금 떨고 있니"

공정위, MS 이어 인텔도 불공정행위 조사<br>한국본사·국내주요 PC제조 4~5개사 대상<br>리베이트 제공·경쟁업체 제품 불매 강요등<br>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여부 현장조사 실시


공정거래위원회가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어 인텔에 대한 불공정행위 조사에 들어가자 국내 시장에서 독과점적 지위를 누리는 외국계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세계 최대의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 업체인 인텔의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조사에 들어갔다. 공정위는 지난 7~8일 인텔코리아와 국내 주요 PC제조업체 4∼5개사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는 인텔이 CPU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국내 PC업체에 리베이트를 제공하거나 경쟁사 제품을 사지 못하도록 강요하는 등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한 혐의를 확인하는 데 중점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IT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정위가 현장조사에 나섰다는 것은 이미 인텔의 위법행위를 상당 부분 확인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12월 불공정거래 행위를 이유로 MS에 330억원의 과징금과 함께 시정조치를 내린 후 이번에는 인텔을 타깃으로 삼았다. 이에 따라 IBMㆍHPㆍ오라클ㆍEMCㆍ시스코시스템스 등 상당수 외국계 IT기업들은 조만간 공정위가 자신들에게도 칼을 들이대지나 않을까 바싹 긴장하는 모습이다. MS와 인텔의 사례에서 보듯 공정위가 주로 시장지배력이 높은 IT회사들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은 “MS에 이어 불공정거래 행위가 있는 것으로 드러난 외국계 회사들을 조사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 업체는 시장, 특히 기업용 시장에서는 독과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오라클이다. 한국오라클은 국내 데이터베이스(DB)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오라클은 DB 소프트웨어와 함께 다른 제품을 끼워팔며 불공정거래를 일삼는다는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국내 업체인 티맥스소프트는 지난해 ‘불공정거래 행위’를 이유로 오라클을 공정위에 제소하기도 했다. 한국EMC도 국내에서 저장관리 SW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 따라서 EMC는 매년 200%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영세 SW업체들은 한국EMC와 경쟁을 벌일 형편이 못 된다. 한국IBM이나 한국HP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들 업체도 기업용 시장에서 절대 강자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이들은 시스템통합(SI)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카드사ㆍ은행사ㆍ보험사ㆍ증권사 등 국내 금융권의 굵직한 프로젝트를 거의 놓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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