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LG그룹 '창의경영' 가속도… 매출·디자인등서 가시적 성과 '쏠쏠'

홈쇼핑서 사원 모집 매출 30% 늘어 '대박'<br>사내 아이디어로 국제적 디자인상 수상<br>LG생명화학은 '자율 출퇴근제' 도입도



'홈쇼핑 방송을 통해 화장품 방문판매 사원을 모집하면 어떨까요.' 지난해 5월 말 LG생활건강의 'i-3.0' 아이디어 제안방에 이런 글이 올라왔다. 화장품 매출의 30%를 방판에 의존하고 있지만 방판사업의 특성상 이직이 잦아 모집에 어려움을 겪던 상황이었다. '신선하다' '한번 해보자'는 의견이 모아졌고 곧바로 실행에 들어갔다. 이렇게 업계 최초로 시도한 '홈쇼핑 방판사원 모집'은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방송 3회 만에 500여명을 모집했고 이 덕에 지난해 방판 매출액은 2,200억원으로 2008년(1,700억원)에 비해 30%가량 성장했다. LG생활건강은 올해도 홈쇼핑을 통해 방판사원을 모집할 예정이다. 구본무(사진) LG그룹 회장이 지난해부터 강조하고 있는 '창의와 자율' 조직문화가 각 계열사별로 자리를 잡으며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임직원들의 아이디어가 봇물처럼 쏟아지며 신사업으로 연결되고 혁신적인 디자인이 탄생하고 있는 것. LG하우시스는 디자이너들이 매월 넷째 주 월요일마다 모여 아이디어를 교환하는 '인큐베이팅 시스템' 제도를 도입, 운영 중이다. 지난해 1,630여건의 혁신적인 디자인 아이디어가 제안됐으며 이중 '디지털 창호핸들' 아이디어는 세계 최고 권위의 '레드닷 디자인'상을 수상했다. LG CNS는 '신사업 제안 게시판'을 통해 직원들의 참신한 의견을 구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최첨단 LED영상시스템을 이용한 전자 현수막인 'U-플래카드' 사업. 강남역ㆍ교대역ㆍ방배역 등의 일대에 가로등 모양으로 설치된 전자 광고물이 바로 LG CNS 직원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각 직원들이 자신의 상황과 업무 성격에 따라 원하는 시간에 출퇴근하는 '자율출퇴근제'를 도입한 계열사도 있다. LG생명과학의 경우 생산라인을 제외한 전직원이 올해부터 오전7~10시 사이에 출근해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8시간을 근무하고 자유롭게 퇴근한다. 오전7시에 출근하면 오후4시에 퇴근할 수 있다. LG전자의 경우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크리에이티브 워크샵'이라는 온라인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다른 기업이나 외국의 혁신사례를 공유하고 이를 분석해 회원들에게 메일로 발송한다. 지난해 10월에는 창의적인 해결안 도출이론인 트리즈(TRIZ)의 세계적인 전문가 리비틴(Livitin) 박사를 초청해 세미나를 개최하기도 했다. '크리에이티브 워크샵'의 운영자인 신정호 LG전자 생산성연구원 책임은 "자유롭게 토론하고 성공사례들을 분석하면서 실제 업무에 적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올해는 커뮤니티를 더욱 활성화시켜 혁신사례들과 댓글들을 모아 책으로 발간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LG화학은 '보고ㆍ회의ㆍ퇴근문화 변혁 활동'을 실시 중이다. 보고서 작성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투입하거나 몇 시간씩 질질 끌며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중구난방 회의 등 '악습'을 타파하고 핵심업무에 집중하자는 것이다. LG그룹의 한 관계자는 "계열사별로 '창의와 자율'의 조직문화를 구축하기 위한 제도 및 시스템을 속속 도입해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고객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창의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기 위해 앞으로도 '창의와 자율' 문화를 확산시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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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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