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국을 이끄는 50인의 경영인] 박종헌 삼양사 사장

'신뢰 기본으로한 고객중심경영' 중시<br>투명-윤리경영·인재발굴 적극 해외 M&A·글로벌화도 집중


올해로 삼양사에 입사한 지 44년을 맞은 박종헌 사장. 그는 2001년 사장 취임 후 그룹 매출 3조원을 달성하고 화학ㆍ식품ㆍ의약 사업을 중심으로 신성장동력 발굴과 사업의 글로벌화를 추진해 나가고 있다. 올해로 창립 84돌을 맞은 장수기업인 삼양사가 활기 넘치고 역동적인 기업으로 변모해가고 있는 중심에는 박종헌 사장이 있다는 게 회사 안팎의 평가다. 박 사장의 경영철학은 ‘신뢰를 기본으로 한 고객중심경영’이다. 이익 추구도 중요하지만 올바른 경영을 통해 고객을 만족시키고 더 나아가 국민과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 박 사장의 지론이다. 이러한 원칙 아래 삼양사는 그동안 국민에게 꼭 필요한 것을 만들겠다는 신념으로 제조업에 집중, 기본을 중시하는 정도경영을 해왔다. 또한 내실을 중시하는 내실경영, 투명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윤리경영을 기본으로 경영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박 사장은 지식경영에도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다. 2000년 업계에서 선도적으로 전사적 자원관리 프로그램(ERP)을 구축했고, 이를 기반으로 기업 전 부문의 전산화를 구축해 업무 생산성 및 전사적 정보 공유를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박 사장은 2002년 고객관계 관리(CRM) 시스템 개발을 추진해 영업사원의 역량을 강화했다. 또 사내 통신망 심포니(Symphony)의 도입 및 전사적 포털(Enterprise Potal)을 구축함으로써 개인 메일에서 전자 결재까지 전산으로 신속히 이뤄지도록 업무 프로세스를 슬림화하는 한편 의사소통 경로를 단축시켜 지식과 정보의 전달 속도를 향상시켰다. 최근의 글로벌 경영환경에서 박종헌 사장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핵심역량 확보 ▦저원가 구조 구축 ▦혁신문화 정착 ▦우수인재 육성 등 4가지다. 박 사장은 “극심한 경영환경 변화에 적응하면서 경쟁우위를 확보ㆍ유지하기 위해서는 핵심역량을 확보해야 한다”면서 “후발국가의 추격과 자유무역협정(FTA)과 같은 국제경제 트렌드에 대처하기 위해 품질, 기술뿐만 아니라 저원가구조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요즘 “기업은 살아 있는 유기체이기 때문에 경영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말을 강조한다. 그러면서 “진화를 위해서는 혁신문화 정착과 우수인재 육성이 필수불가결한 요소”라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하고 있다. 박 사장은 ‘기업의 힘은 사람’이라는 경영 철학에 따라 인재 인재 발굴ㆍ육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도입하고 적용함으로써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성과에 대한 합당한 보상을 제공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삼양사가 지난 99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삼양인재육성시스템’, ‘국내 및 해외 MBA 과정’, ‘미래경영자 육성제도’, ‘직무전문가 제도’ 등은 모두 박 사장의 인재 사랑에서 출발한 프로그램이다. 박 사장은 직원들과 겨울산 오르는 것을 즐긴다. “등산은 건강에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직원들과 편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소통의 장이어서 더욱 좋다”는 것이다. 박 사장은 책을 늘 가까이하며 직원들, 특히 신입사원들에게 항상 책을 읽으라고 강조한다. 책을 읽다 마음에 드는 문구는 수첩에 메모해 두고 후배들에게 전해주곤 한다. 박 사장은 “나이를 먹었지만 책은 아직도 많은 가르침을 주고 있고 책만큼 좋은 스승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박 사장은 핵심 성장사업인 화학ㆍ식품ㆍ의약ㆍ신사업을 중심으로 해외 인수합병(M&A)과 글로벌화를 추진해 나가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또 비전 달성을 위해 사업구조의 다각화와 고도화를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다. 박종헌 사장은 박종헌 삼양사 사장은 광주일고,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지난 1965년 삼양사에 입사해 44년을 줄곧 삼양사에 몸담았다. 박 사장은 법학도 출신답게 매사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판단과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영업, 해외업무, 인사, 재무, 기획 각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박 사장은 '생각이 앞선 경영인'으로 통한다. 경영활동에서 노사관계ㆍ산업안전ㆍ경영실적 개선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활동에도 힘을 기울였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세계적인 큰 흐름이라는 부분을 일찌감치 인식했기 때문이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97년부터는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돼 활동하고 있다. 박 사장은 지난 90년에는 최초의 화섬협회 회원사 공동교섭을 성공적으로 타결, 섬유업계의 산업평화를 증진시켰으며 꾸준히 근로자의 삶의 질 향상, 바람직한 노사관계 구축 등을 위해 노력했다. 또한 사회복지 및 봉사활동, 장학 및 학술활동 지원에도 솔선수범했다. 99년 경실련에서 '경제정의 기업상'을 받았으며, 2005년 노동부 주최로 열린 '근로자의 날 기념식'에서 금탑산업훈장을 수훈했다. ▦1940년 광주 출생 ▦1963년 서울대 법학과 졸업 ▦1965년 삼양사 입사 ▦1994년 삼양사 대표이사 전무 겸 삼양그룹 그룹경영기획실장 ▦1995년 삼양데이타시스템 사장 ▦1996년 삼양사 대표이사 부사장 (50인)표-박종헌 삼양사 사장 ◇경영원칙 ▦신뢰를 기본으로 한 고객중심경영 ▦이익추구 못지않게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완수 ▦정보ㆍ지식경영 강화 ▦인재육성 프로그램 지속 도입 ▦경영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지속적인 진화 90년대말 IT발달로 정보화사회 도래 예견
'지식 경영 체제' 구축 온힘
박종헌 삼양사 고령에도 불구하고 정보기술(IT) 분야의 젊은 벤처 경영인 못지않은 정보화 마인드를 갖고 있다. 때문에 박 사장은 전통 산업 위주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지닌 삼양사에 지식경영, 정보화경영 시스템 도입을 오래 전부터 추구해왔다. 많은 기업들이 저원가 위주의 가격 경쟁력에 의존하던 90년대 말 박 사장은 이미 글로벌 시장 개방과 정보기술(IT) 산업의 발달로 지식정보화 사회가 도래할 것을 예견했다. 박 사장은 당시부터 "기업의 궁극적인 갱쟁력의 원천이 될 지식과 정보력을 갖춰야 한다"면서 지식경영체제를 구축하는데 힘을 쏟았고 올해 초에는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국제경영원(IMI)이 주는 지식경영부문 경영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박 사장은 "지식경영의 개념이 꼭 IT, 바이오 같은 신생산업에 고유한 것은 아니다"고 주장한다. "식품, 화학 같은 전통산업도 변화하고 혁신해야 발전할 수 있으며 기존 산업의 효율을 높이는 것도 첨단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박 사장은 삼양사가 84년의 세월 속에서 현실에 안주하기보다 변화를 모색하고 혁신을 추구했기 때문에 '창업보다도 힘든 수성'을 이뤄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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