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제주에 2평짜리 교회 생긴다

제주도에 ‘작지만 크고 아름다운’ 2평짜리 교회가 생긴다. 22일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제주노회 김태헌(46) 목사에 따르면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 용수저수지 인근에 국내에서 가장 작은, 8㎡(2.4평) 규모의 ‘순례자의 교회’가 다음 달 완공을 앞두고 있다. 올레 13코스가 지나가는 길목에 자리한 이 교회는 종탑을 포함해 5m 높이의 목조 건물로 성인 네다섯명이 들어가면 꽉 차는 미니 교회다. 무릎을 꿇고 앉으면 서로 무릎과 무릎이 맞닿을 정도로 좁다. 건물의 하단과 외곽은 각각 인조 현무암과 현무암을 사용해 제주의 지역색을 한껏 강조했다. 교회는 제주에서 시작된 걷기 열풍이 전국을 휩쓸자 길의 본래 의미를 돌아보자는 뜻에서 지난 3월 공사를 시작했다. 스페인의 순례길인 ‘카미노 데 산티아고’에서 모티브를 얻었다는 제주 올레길이 단순히 걷는 길에 머물거나 관광지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서다. 이 취지에 동감한 한 노(老) 권사의 헌금이 종자돈이 됐고 한 장로는 교회부지를 기꺼이 내놓았다. 나머지 신도들도 십시일반 건축비를 보태거나 직접 일손을 도왔다. 올레길을 걸으며 진정한 삶에 대해 묻는 이들에게 깨달음을 얻는 장소가 되고, 일상에 지친 이들에겐 영혼의 쉼터가 되는 교회를 꿈꾸는 김 목사는 이름도 ‘순례자의 교회’로 지었다. ‘세계 평화의 섬’인 제주의 길 위에 선 많은 이들이 특정 종교를 떠나 기도와 명상을 통해 내면의 평화를 찾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했으면 하는 것이 김 목사의 바람이다. 지난 2002년 제주에 와 용수교회에서 사역하기도 한 그는 “세상에는 큰 교회도 있어야 하지만 작은 교회를 통해서도 얼마든지 복음을 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날로 크고 웅장해져 가는 한국 교회건축에 대한 반성의 뜻도 들어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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