씹으면 뇌 활동이 활성화 된다. 기분이 침체되었을 때 뭔가를 질겅질겅 씹으면 스트레스가 조금씩 사라지는 것은 뇌 활동이 활발해진 탓이다. 씹으면 뇌로 흘러가는 피의 양이 많아지는데 이로써 뇌 활동은 활발해진다.
한 조사에 따르면 운전 중 졸음을 이기기 위해서는 커피를 마시는 것보다 껌을 씹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단물이 빠진 후 10분 이상 씹으면 이에 붙어 있던 음식물 찌꺼기가 닦이고 잇몸과 턱이 튼튼해진다. 빨리 늙기 싫다면 많이 씹으라는 보고도 있다.
씹는 과정에서 뇌에 산소 공급이 원활해지므로 노화방지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잘 씹으려면 우선 이가 튼튼해야 한다. 평균 수명 연장으로 앞으로 더 길어질 노후를 건강하게 보내려면 지금부터라도 이를 건강하게 유지하고 더 많이 씹어야 할 것 같다.
씹는 것에 비해 음료는 충치를 부르는 원인이다. 이의 미네랄 농도는 ph5 이하에서 뚜렷이 줄어드는데 대부분의 음료가 ph5 이하의 낮은 산도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요구르트의 ph는 3~4, 탄산음료는 2.5~3.5, 과즙음료는 2.7~3.8, 이온음료는 2.8~3.4, 섬유음료의 ph는 2.9~3.9 등이다.
음료를 마신 뒤에는 물이나 구강 세정액으로 입안을 헹궈야 한다. 그래야 이가 약해지거나 충치가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설탕도 치아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설탕은 1945년에 처음 만들어진 이후 우리 생활에 `달콤함`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설탕은 입안에 들어가면 입 속의 세균 `스트렙토코카스뮤턴스`와 몸을 합쳐 덱스트린을 만든다. 이 덱스트린은 충치의 결정적인 원인이다. 덱스트린은 이의 표면에 붙어 있다가 끈끈이주걱 같은 제 몸에다 음식물 찌꺼기나 다른 세균들을 덧붙인다. 이로써 만들어지는 플러그는 세균 덩어리이다.
여기에 음식물의 당분이 합쳐져 나쁜 독소를 만들고 이 독소는 치아를 썩게 만든다. 이 과정까지 걸리는 시간은 불과 4~5분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설탕을 먹지 않을 수는 없다. 다만 어쩔 수 없이 먹었다면 곧바로 이를 닦는 것이 충치를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닦을 수 없다면 물로 헹궈내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설탕의 흰색과 충치의 검은색, 이것이 바로 설탕이 가진 두 얼굴이다.
박재석 USC치대박사ㆍ뉴욕치대 임상교수ㆍ서울 청담동 미프로치과원장
<오현환기자 hhoh@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