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21C 대중화경제 거점” 부푼 꿈(홍콩 반환)

◎증시 연일활황·주택가격도 급등/“역외무역항 활용” 개발 망치질홍콩의 중국반환이 5일 앞으로 다가왔다. 자본주의체제의 홍콩과 사회주의체제의 중국이 결합하는 세기적 사건은 동아시아 경제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본지는 국제부 문주용 특파원을 홍콩에 파견, 홍콩반환의 정치·경제적 의미를 현장취재를 통해 분석하고 역사적인 반환식장면을 생생하게 전달한다.<편집자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야경을 자랑하는 홍콩의 밤거리는 중국이양을 앞두고 더욱 휘황찬란하다. 중국은행, 영국계 기업인 자딘 메디슨의 본사건물 등 홍콩섬 중심지의 마천루마다 「경축회귀」라는 글귀의 네온사인이 밤하늘을 빛내고 있다. 지난 23일 찰스 영국 왕세자를 태운 로열 브리타니아호가 도착하면서 반환행사의 열기는 더욱 고조되고 있다. 반환행사의 핵심은 단연 강택민 중국국가주석의 연설내용이다. 그는 행사일인 7월1일 홍콩의 주권반환을 맞아 홍콩, 마카오, 대만을 포괄하는 「대중화경제권」건설을 골자로 한 중국의 21세기 비전을 제시할 계획이다. 이 비전은 「홍콩의 중국화, 중국의 홍콩화」를 가능케 하는 세부적인 방안을 담고 있어 경제전문가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관련기사 8면> 새롭게 탄생하게 될 홍콩은 지난 70년대 이후 지속해온 국제금융 및 무역중심지로서의 역할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건화 홍콩특별행정구역 초대 행정장관은 『홍콩이 새로운 시대를 시작하는 문턱을 넘어서고 있다』며 『앞으로 매우 부유한 금융적 기반을 갖게 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홍콩은 취급 금융자산규모면에서 뉴욕, 런던, 동경에 이은 세계4위의 금융센터로 성장했다. 뿐만 아니라 일일평균 외환거래량이 7백30억달러로 세계 5위의 외환시장이며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아시아에서 두번째, 세계에서 6번째에 해당하는 금융의 천국이다. 주식시장은 연일 활황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95년 12월 1만73포인트였던 항셍지수는 지난해말 1만3천4백81포인트를 기록, 무려 33.8%가 상승했다. 올해 들어서는 중국계 「레드칩」(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 주식) 중심으로 주식시장이 활황세를 이어가 지난 24일에는 1만5천21.23포인트를 기록했다. 미국의 증권회사 모건스탠리사는 『이번세기말께 2만8천포인트까지 상승할 것』이라며 홍콩의 미래를 장밋빛으로 전망했다. 부동산시장도 지난해 호화주택가격은 30% 이상, 중소형주택가격은 적어도 25% 이상 상승했다. 이에 힘입어 홍콩 경제는 지난 90년부터 탄력이 붙은 후 지난해까지 4∼5%의 높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는 국제통화기금(IMF)이 5.0∼5.25%, 홍콩정청이 5.5%의 성장률을 예견하고 있다. 이처럼 탄탄한 실물경제가 반환 후에 몰락하는 것은 홍콩과 중국 그 누구도 바라는 바가 아니다. 한국은행 김종혁홍콩사무소장은 『중국인민은행(중앙은행) 관계자들은 중국의 경제발전에 필수적인 외국자금의 조달원인 홍콩이 잘못돼서는 안된다고 연일 강조한다』고 말했다. 중국정부가 세운 9차경제개발계획 및 2010년 목표계획에서 상해를 금융시장으로 성숙시키겠다고 밝혔지만 가까운 장래에는 홍콩에 절대적으로 의존할 것이라는게 김소장의 말이다. 반면 세계1위의 컨테이너항임을 자랑하는 무역중심지 홍콩은 반환 이후 일대 전기를 맞을 것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조영복 홍콩무역관장은 『지난해 수출통계에 잡히지 않은 홍콩역외수출의 비중이 전체수출의 30%를 차지했다』며 『종전의 중계무역항에서 역외무역항으로 변신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중국이 자체 항만시설을 대폭 늘리고 있고 홍콩과 중국내륙 배후지와의 무역연계가 강화될수록 역외무역비중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본토 경제발전을 위한 주요 거점으로 홍콩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은 특히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수를 현재의 24개에 50개를 추가시켜 외자도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지난 15년간 유입된 외국인투자액 1천5백억달러 중 60%를 홍콩으로부터 조달받았던 중국은 ▲상해증시는 국내자금조달창구 ▲홍콩은 해외자금조달창구로 이원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홍콩특구정부가 총 5천억 홍콩달러(50조원 가량), 중국정부가 홍콩정청으로부터 물려받은 홍콩토지대금 1천7백억 홍콩달러(17조원 가량)를 대기시켜두고 있을 정도다. 『홍콩에 좋다면 중국에도 좋을 것이고 중국에 좋다면 틀림없이 홍콩에도 좋을 것이다』는 동행정장관의 말은 앞으로 전개될 홍콩과 중국의 관계를 상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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