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달의 과학자상] 이기원 삼성전자중앙연구소장

국내 비메모리분야 선진화 앞장국내 비메모리 분야와 초고속 전송장치의 핵심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되는 사람. 삼성전자 중앙연구소 이기원(李琪源 ·51)소장이다. 비메모리 연구개발에 관한 그의 철학은 남다르다. 단품으로 존재할 수 있는 메모리분야와 달리 비메모리는 시스템에 대한 소프트웨어나 지식체계를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비메모리 반도체(ASIC)는 특정용도에 쓰이는 집적회로다. 하나의 시스템을 구동하기 위해서는 설계·공정기술 등이 필요하지만 그 외에 소프트웨어나 시스템 전반에 관한 제반기술이 필수적이다. 李소장은 『단품위주의 생산에서 벗어나 시스템 비즈니스를 해야한다』고 항상 강조한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96년 미국에서 귀국한 뒤 전자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필요한 비메모리 분야의 연구개발에 몰두해왔다. 특히 「시스템 온 칩(SYSTEM-ON-CHIP ASIC)」분야의 기반기술을 발전시켜 국내 네트워크 인프라의 선진화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칩은 기존 컴퓨터 보드에 심어져 있는 각종 소자를 하나의 칩위에 시스템화한 집적회로다. 李소장이 이룩한 업적은 이밖에도 많다. 차세대 미디어 핵심부품인 DVD용 칩셋을 개발했고, 신호증폭 집적회로 기술, 차세대 이동통신시스템인 IMT-2000기지국용 데이터에러 정정용 칩 등 멀티미디어와 관련된 연구성과는 그의 25년간의「연구인생」만큼이나 다양하다. 그의 연구인생은 75년 시작된다. 미국 버클리대 유학생활 초기에 국내에서는 보지도 못한 반도체 분야의 학문을 접하게 됐다. 당시 반도체에 대한 강의를 들으려는 학생들의 경쟁이 치열해 반도체 분야에 대한 나름대로의 전망과 함께 이 분야의 연구에 뛰어들었다. 80년대 국내의 현대·삼성이 반도체에 대한 관심과 사업기반을 마련하던 때 李소장은 IBM·AT&T 등 세계적인 컴퓨터·통신관련 업체의 산하 연구소에서 반도체 소자 개발 및 설계에 대한 연구에 매달렸다. 멀티미디어 인프라에 대한 연구가 절실함을 강조하는 李소장은 『이제 한국은 메모리분아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비메모리 분야의 발전을 위해서많은 노력과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李소장은 비메모리분야에서 단순히 선진기술을 습득하는 차원이 아니라 시스템을 독자적으로 개발, 해외에 시스템을 팔아야 비메모리분야가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비메모리분야도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비메모리에 관련된 시스템을 파악할 수 있는 지적 재산권 확보와 설계능력을 보유한 인재양성이 뒷받침되야 할 것입니다.』 그는 연구과제에 대해 다른 사람과 특화시키려는 노력이 부족한 점과 엔지니어를 끌고 갈수 있는 경험있는 중견간부가 부족함을 안타까워 한다. 그래서 항상 직원들에게 권위주의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맡은 과제에 대해 능동적이고 목표의식이 뚜렷한 연구개발을 주문한다. 李소장의 연구행보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삼성전자연구소를 세계유수의 연구소와 같은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직 연구할 분야도 많다. 멀티미디어 시스템 및 네트워크 솔루션 시스템 분야, 유사인터페이스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인간공학과 보안분야를 담당하는 소프트웨어의 연구다. 아울러 디지털 네트워크의 핵심기술을 복·융합화하는 연구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목표도 세워놓고 있다. 또 새로운 방식의 디스플레이기술을 적용, 선명도가 탁월한 디지털TV를 비롯, 핸드폰·컴퓨터등 개인의 주변기기를 하나로 묶는 개인 무선통신망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차세대 이동통신인 휴대폰 동영상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데이터를 압축·고속 송수신할 수 있는 핵심부품 개발과 가정의 전화선과 데이터망을 연결해 홈네트워킹을 구축하는 기술도 연구과제로 올라있다. 『시장을 아가는 연구개발이 아닌 시장을 선도하는 발상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연구개발에 대한 연구원들의 사명의식이 어느때 보다도 중요합니다.』 국내 전자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한 李琪源 삼성전자 중앙연구소장. 컴퓨터와 커뮤니케이션이 융합된 새로운 멀티미디어 제품 개발은 그의 도전과제다. 박현욱기자HWPARK@SED.CO.KR 입력시간 2000/03/15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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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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