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어제 주택시장 안정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단기와 중ㆍ장기로 나누어 동원 가능한 대책을 총망라했다. 그러나 대부분이 과거에 써먹던 대책을 부활한 것으로 또 이미 예고 됐던 것이라 신선한 내용은 없고 대책에 따라서는 강도가 후퇴하기도 했다. 이번 대책으로 서울 강남의 아파트값이 진정된다면 다행이지만 약발이 제대로 먹힐지는 지켜 볼 일이다. 자칫 '소문난 잔치'로 그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정부는 단기 대책으로서 우선 외환위기 후 침체된 주택시장을 활성화 하기 위해 그동안 풀어 놓았던 조치들을 다시 묶었다. 아파트 청약 1순위 요건이나 양도소득세, 보유세, 재건축 요건, 금융대출 요건 등을 강화했다. 강남 아파트 값 상승의 요인이 됐던 교육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수도권 지역에 특수 목적고나 자립형 사립고를 적극 유치키로 했다. 또 아파트 리모델링을 활성화, 재건축 바람에 따른 투기를 잠재우기로 했다. 이들 단기대책 가운데 보유과세나 금융대출 요건의 일률적인 강화는 서민들에게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시행과정에서 신중한 접근이 요청된다. 재산세와 종합토지세의 과세표준 현실화가 그렇고 주택담보 대출의 담보비율 하향 조정이 그렇다. 조세저항의 우려도 없지 않은 대목이다. 교육여건 개선과 관련해서는 특수 목적고나 자립형 사립고만으로는 부족하다. 특단의 대책이 동반되지 않는 한 강남을 따라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중ㆍ장기 대책으로서는 신도시 개발 추진 계획이 눈에 띈다. 판교 신도시와 화성 동탄지구를 조기 개발하는 외에 강남에 못지 않은 신도시 개발을 추진 하겠다는 것이다. 아직 입지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과천과 성남을 잇는 지역으로 예정되고 있다. 정부는 수도권 과밀에 미치는 영향, 광역 교통대책, 환경보존 등을 관계기관ㆍ지지체 등과 협의, 결정하겠다고 밝혔지만 해당 지자체에서는 벌써부터 반대의 소리가 높다. 교통난 악화와 환경훼손 등을 이유로 들고 있다. 신도시를 만들겠다면 시행착오를 되풀이 하지 않도록 철저한 계획이 앞서야 한다.. 우리나라의 정부 정책을 보면 10년, 또는 20년 후를 내다 보는 장기 비전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정치가 안정돼 있지 못한 탓도 있지만 정책 당국자들의 단견이 그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주택정책이야 말로 정부 정책중 장기비전이 필요하다. 그런데도 주택정책이 지나치게 들쑥 날쑥, 대증처방으로 흐르다보니 국민들은 정신을 차릴 수 없게 돼 있다. 이번 대책도 임시방편식 땜질이나 다름없다. 주택대책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지금부터라도 보다 근본적이고 안정적인 주택정책 수립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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