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실생활속 아이디어 "돈되네"

여성들 감각 반영아이템 신제품 개발 접목 큰호응'삼중양면 수세미' '바람이 불어도 꺼지지 않는 라이터' '맥주병ㆍPET병ㆍ캔까지 모두 딸 수 있는 다목적 오프너' 이들 제품은 모두 실생활에 유용하다는 것과 함께 또 다른 공통점을 갖고 있다. 바로 여성들의 아이디어로 개발됐다는 것이다. 여성은 이제 더 이상 소비의 주체가 아니라 생산 및 개발의 주역으로 등장하고 있다. 특히 주부들이 직접 나서 새로운 제품 개발하거나 개선하는데 그치지 않고 창업을 통해 자신의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사례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나날이 다양해지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데 여성의 역할은 무시할 수 없다. 여성만의 감성이나 감각을 제품개발이나 마케팅에 접목시켜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는 경우가 많다. 특히 여성들은 생활용품이나 식음료 등을 직접 소비하는 과정에서 그 제품의 개선사항 등을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개발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여성의 아이디어를 활용, 히트상품을 만들어내거나 생산원가를 크게 줄이기도 한다. 내년 7월 시행될 예정인 제조물책임법(Product Liability)도 제품 개발 및 마케팅에 대한 여성의 참여를 더욱 확대시킬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은 제조물책임법 시행과 함께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여성들의 의견이나 아이디어를 필요로 한다. 소비의 주체인 여성들로부터 제대로 검증을 거친 후 제품이 판매되면 고객의 불만사항이나 안전사고 등을 서전에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쓰리엠의 주부패널로 활약하고 있는 소정화씨(34)는 어떤 제품이든 쓰면서 겪었던 불편함을 그냥 넘기지 않는다. '내가 쓰기 불편하면 남도 불편할 것'이라는 생각에 사소한 것도 꼼꼼히 메모해 뒀다가 해당 업체에 자신의 의견을 제시한다. 한국 쓰리엠에서 나오는 삼중양면 수세미는 96년에 회사로 보낸 그의 아이디어가 제품화 된 것. 이 제품은 매달 10만장씩 팔리는 한국 쓰리엠의 대표적인 히트상품이다. 그는 이제 주부모니터로서 제품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내면서 주부가 만드는 편리한 세상을 열어 가고 있다. 지난해 '스카치 브라이트 주부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접수된 비닐랩에 대한 개선안도 소씨가 주도하는 한국쓰리엠 주부패널의 작품이다. 현재 한국쓰리엠 주부패널은 70명의 주부들의 참여로 운영되고 있다. 한국 쓰리엠은 이들의 아이디어를 적용해 2년여의 개발기간을 거쳐 손을 벨 위험이 없는 '후레쉬매직 랩커터'를 시장에 내놓았다. 캐릭터 개발은 성공을 위해 여성들의 감각을 잘 활용해야 하는 분야다. 캐릭터 마케팅 전문회사인 위즈엔터테인먼트는 유아의류에 캐릭터를 처음 적용해 성공을 거둔 케이스. 이 회사의 임은정 과장이 그 아이디어를 냈다. 최근에는 뽑기과자에서 착안해 캐릭터를 오려내면서 먹을 수 있도록 한 캐릭터 초콜릿을 한 제과업체와 공동으로 개발해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그저 아이디어를 특정 업체에 제시하는데 그치지 않고 직접 창업을 통해 성공가도를 질주하는 여성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씽크산업의 유영희사장은 어릴 때부터 발명가 기질이 다분했다. 그는 한 때 '반딧불 전구가 달린 볼펜'이 나오면 좋은 반응을 얻으리라고 생각했다. 정작 이 볼펜이 상품화되자 그는 '아이디어가 상품이 되는구나'라는 생각에 자신감을 얻어 회사를 차렸다. 그는 다용도 집게, 분리형 쓰레기통, 다목적 오프너, 라이터 등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제품을 구상하는 그야말로 아이디어 뱅크다. 판매망 구축을 위해 유 사장은 생활용품 유통업체인 ㈜에스엔에스와 제휴를 맺고 공동마케팅과 공동영업을 추진하고 있다. 여성 관련 단체들도 여성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주최로 여성창업경진대회가 개최됐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는 이런 행사를 통해 예비 여성창업자들의 참신한 창업 아이템이나 우수한 신기술을 발굴해 육성하고 있다. 최우수상을 받은 조용수(38) 명품코리아 사장은 최근까지 전량 수입에 의존한 디지털 인쇄기용 잉크를 개발했다. 한국화학시험 연구원은 이 제품이 불응고성ㆍ안정성ㆍ저장성 등에서 일본 제품을 능가한다는 판정을 내렸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의 신수연회장은 "여성들의 창업이 늘고 있지만 아직까지 투자, 판로개척 등 제약요인이 많다"며 "여성을 위한 경영환경구축과 이들의 경쟁력향상이 동시에 추진돼 여성들이 사업가로서 자신의 비전을 펼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선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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