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술사학계의 거봉인 초우(蕉雨) 황수영(黃壽永) 박사가 1일 오후 3시10분 별세했다. 향년 93세.
고인은 지난해 타계한 동갑내기 진홍섭 박사, 그리고 최순우(1916~1984) 전 국립박물관장과 같은 북한 개성 출신으로 미술사학계에서는 ‘개성 3인방’ 중 한 명으로 꼽힌다. 1918년 태어난 고인은 식민지시대 경복중학교와 일본 마쓰야마(松山) 고등학교를 거쳐 1941년 도쿄제국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광복 직후 귀국했다. 1956년 동국대 교수로 임용돼 박물관장과 대학원장을 거쳐 1982년부터 1986년까지 이 대학 총장을 역임했다. 한일 국교정상화회담에서 문화재 반환협상의 실무대표로 활약했으며 1985년에는 하성문화재단 이사장을 맡아 동국대 총장을 지낸 이선근 박사 추모사업을 벌이기도 했다. 아울러 서산마애삼존불상과 팔공산 제2석굴암, 문무대왕 해중릉, 울주 반구대 암각화 유적 등 수많은 문화재 발굴과 복원에 깊이 관여하며 큰 족적을 남겼다.
고인은 문화적 공적과 석굴암 연구 복원 업적을 인정 받아 1960년대에 대통령 표창을, 1996년에는 대한민국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아들 호종(용인대 교수) 씨와 딸 유자(명지전문대 명예교수) 씨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4일 오전 8시다. (02) 3410-3151 /조상인 ccsi@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