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예금상품 작명 표준안 나온다

"투자자 혼란 막는 장치"<br>당국 시중은행에 권고<br>논의단계… 시간 걸릴듯

A시중은행은 최근 예금상품에 펀드투자 기능을 가미한 신상품을 출시하면서 예전에 없던 고민을 해야 했다. 지금까지 상품구조에 대한 약관심사만을 하던 금융당국이 상품명에 대해서도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했던 것. 금융당국은 A은행이 올렸던 상품명 외에 후보군 3-4개를 더 제시할 것을 요구했고 이 은행은 예비 상품명을 추가로 만들었다. 결국 처음 부쳤던 상품명이 아닌 다른 상품명이 채택됐다.

은행의 대표적 상품인 예금을 만들 때의 작명 표준안이 마련된다. 최근 출시되는 예금 신상품들이 과거 금리만 제시했던 단순한 구조에서 벗어나 펀드투자 개념이 더해진 복합금융상품으로 진화하면서 소비자 혼선을 피하기 위한 조치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시중은행들에 상품명을 만들 때의 표준안을 만들어볼 것을 권고했다. 이에 은행들은 실무진 차원에서 의견을 공유하며 표준안의 기초를 닦고 있다.


금융당국의 의도는 투자자 혼란을 미연에 막자는 것이어서 표준안은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식의 오해를 불러일으킬만한 단어나 표현을 쓰지 않는 방향으로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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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관계자는 "이표준안이 마련되면 투자자 혼란을 방지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이 출시한 'KB펀드와만나는예금'이 대표적이다. 이 상품은 예금이자를 펀드나 요구불예금에 재투자하는 구조를 갖췄다. 금융시장 변화에 따라 적금과 펀드의 투자비율을 자동 조절해주는 상품도 있다. 국민은행의 'KB와이즈플랜적금&펀드', 기업은행의 'IBK적금&펀드', 하나은행의 '하나펀드사랑정기예금' 등이 이에 해당된다.

은행들이 이처럼 복합금융상품 개발에 몰두하는 건 저금리 기조로 예금상품의 수익성이 정체돼 있기 때문이다. 현재 예ㆍ적금 기본금리는 3-4%에 형성돼 있는데 고객 중에서 추가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을 찾는 고객이 늘면서 은행은 이 수요를 맞춰야 한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칫하면 금융당국이 단순한 상품명까지 간섭한다는 관치주의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지만 투자자 혼선을 피하기 위한 대안의 하나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아직 실무진 차원에서의 논의단계여서 표준안이 나오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해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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