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대운하 안한다" 이한구 정책위장 "18대 의석분포상 추진 힘들어"정종환 국토해양은 "정치적 이슈로만 봐선 안돼" 홍재원 기자 jwhong@sed.co.kr 이재용기자 jylee@sed.co.kr 한나라당이 10일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대선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 구상을 사실상 백지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당정ㆍ당청 관계에서 한반도 대운하 구상이 최대 논란거리가 되면서 단순한 정책문제를 넘어 정치쟁점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는 4ㆍ9총선 결과 대운하 반대 의석이 원내 과반 이상을 점유한 데 따른 것으로 새 정부의 경제 살리기 정책 전반에 대한 손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한구(사진)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18대 국회 세력관계가 운하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돼 있지 않다”며 “이제 한반도 대운하 구상은 (더 이상) 추진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이 대운하 구상을 추진하려면 ‘한반도 대운하 특별법’ 등 관련법 제ㆍ개정이 필수적이다. 이번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원내 과반수인 153석을 얻었지만 이 가운데 박근혜 전 대표와 가까운 당내 인사가 30여명에 이르고 친박연대와 무소속 당선인사 중 상당수도 한반도 대운하 구상에 반대하는 박 전대표 측 인사이기 때문에 사실상 한나라당 단독으로 법안을 처리할 수 없는 상태다. 여당 지도부가 운하 구상 폐기 방침을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의석분포상의 제약을 발 빠르게 인정하는 한편 과반수 여당 출범 초기의 불필요한 당내 및 여야 갈등을 피해가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한반도 대운하와 관련된 당청 간의 시각차는 당장 11일로 예정된 이 대통령과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의 첫 정례회동에서도 주요하게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총선 이후 국가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에 한반도대운하추진단 같은 태스크포스 등을 구성해 본격 추진한다는 방침 아래 실무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이날 한반도 대운하 건설과 관련, “대운하 건설이 국가 경쟁력에 얼마나 의미 있는 프로젝트인지를 차분히 따져봐야 한다”며 “정치적 이슈로만 보지 말아달라”고 주문했다. 정 장관은 이날 오후 인천지방해양항만청 업무보고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대운하 건설은 찬성이냐 반대냐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강의 물길을 열어 물류ㆍ관광ㆍ지역경제 발전에 활용하려는 대운하가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운하의 경제성, 문화재영향평가 등을 거쳐 올해 안에는 가시적인 방향이 세워질 것으로 본다”며 “많은 국민들의 관심이 큰 만큼 전문가 토론회 등을 통해 국민적 합의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장관은 특히 “대운하는 찬성이냐 반대냐의 문제가 아닌데 일부에서 과민반응을 보이는 것 같아 부담스럽다”며 “선거도 끝났으니 대운하 건설을 정치적 이슈로 간주하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박근혜 끌어안기 '양수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