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CDMA 200만명 돌파/서비스 시작 17개월만에 달성

◎“90년대 세계최대 히트상품” 각광/한국 상용화 성공 힘입어 20개국서 공식화/2000년엔 세계 PCS시장 50%선 점유 전망CDMA(부호분할다중접속)방식의 디지털 이동전화 가입자가 2백만명을 돌파했다. 세계적으로 신기술에 의한 통신서비스 가입자가 이처럼 단시간내에 2백만명을 넘어선 것은 유례없는 일이다. 가입자 2백만명 돌파의 의미와 급부상하는 우리나라 CDMA산업의 오늘을 특집으로 꾸민다.<편집자주> 우리나라의 CDMA방식 디지털 이동전화 가입자가 지난해 1월1일부터 서비스에 들어간지 1년5개월만인 지난 7일 2백만명을 넘어섰다. CDMA의 두 주역인 SK텔레콤이 1백43만1천명, 신세기통신이 57만1천1백67명이다. CDMA이동전화 가입자는 상용화 1년여만인 지난 1월26일 1백만명을 돌파했다. 그로부터 4개월12일만에 다시 1백만명이 더 늘었다. 엄청난 가속도다. 디지털 이동전화의 빠른 확산으로 기존 아날로그가입자는 눈에 띄게 줄고 있다. 디지털이 등장하기 전 14년 동안 국내시장을 독점한 아날로그방식의 가입자는 2백10만명 정도로 디지털에 바짝 추격당한 상태다.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은 이같은 속도라면 올해말 디지털가입지가 각각 2백40만명, 1백30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말이면 디지털가입자만 3백70만명에 이른다. 상용화 첫해 1백만명이 채 안됐던 것이 2년째인 올 한해만 2백7만명 이상 순증한다는 계산이다. 이는 CDMA기술이 아날로그보다 가입자를 더 많이 수용하는 용량차이 때문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CDMA기술 자체가 혼신이나 통화중 절단이 적고 아날로그보다 「잘 터지는」등 우수한 점이 많다는 점이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직 세계 어느나라에서도 이같은 가입자 증가속도는 보고되지 않았다. 세계유수의 이동전화업체들도 한국CDMA의 사례를 경탄의 시선을 바라본다. 더구나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은 누구도 서비스해 보지 못했던 CDMA라는 신기술로 이같은 위업을 쌓았다. 양사가 각기 지난해 1월과 4월 CDMA기술로 서비스에 들어갔을 때만 해도 「과연 성공할까」하는 회의론이 주류였다.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의 내로라 하는 통신사업자도 감히 손을 못댄 것을 한국이 어찌 성공하겠는가 하는 시선이었다. 심지어 국내에서도 TDMA(시분할다중접속)계열의 유럽 GMS방식을 찬양하던 추종세력들은 「망신당할 것」이라며 비웃었다. 그러나 이제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한국의 CDMA이동전화는 안방에서만 히트한게 아니라 90년대 세계통신업계 최대의 히트상품으로 당당히 인정받기에 이르렀다. 『CDMA가입자가 1백만명을 넘었을 때 이미 CDMA기술의 가능성은 입증됐다. 통신업계에서 1백만명이라는 가입자는 사실 대단히 많은 숫자다. 「1백만명」은 한 기업이 완전히 성공했다는 보증으로 통한다. 하물며 도박에 가까운 신기술로 1년 남짓이라는 짧은 시간에 가입자가 2백만명을 넘었다는 것은 뭐라고 설명할 수 없는 경이 그 자체다. 그것은 기적이다. 그 기적을 우리 기술진이 만든 것이다』 CDMA상용화의 주역중 하나인 정장호 LG텔레콤 사장의 말이다. 한국의 CDMA에 대한 세계의 평가는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의 상용화가 성공을 거두면서 이 기술을 택한 나라가 급속히 증가한 것이 웅변한다. CDMA규격 채택을 공식화한 나라만도 미국·일본·중국·태국·브라질·아르헨티나 등 20여개국에 달하며, 검토중인 나라는 이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우리의 상용화 전에는 모두 CDMA 채택을 주저했었다. 때문에 CDMA가입자가 2백만명을 돌파한 것은 집안잔치로 끝날 일만이 아니라는게 통신업계의 평가이기도 하다. 가히 세계적인 사건이라는 것이다. 세계통신업계에 한국의 이름을 또렷이 새길만한 기념비적인 계기로도 여겨진다. 서정욱 SK텔레콤사장은 『우리가 CDMA에 도전하여 성공을 거둔 것은 우리기술에 애정을 가진 2백만명의 가입자가 뒤에 받쳐줬기 때문』이라며 『CDMA는 아직 푸른 바나나이지만 언젠가는 노랗게 익는다』라고 우리 CDMA산업의 잠재력을 자신있게 표현하고 있다.<이재권> ◎CDMA 왜 좋은가/주파수채널당 사용자 아날로그 방식의 10∼20배 『시내 중심가에서는 전화가 잘 걸리지 않고 통화도중 자주 끊어진다.』 『잡음이 많이 나는 등 음질이 좋지 않다.』 아날로그 이동전화의 불편사항을 지적할 때 늘 나오는 소리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CDMA방식의 디지털 이동전화는 아직 사용자들에게 「이동전화 천국」을 가져다 주지는 않았다. 최근 통계에서도 아날로그 이동전화와 디지털 이동전화는 통화성공율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런 문제가 일시적이라고 설명한다. 디지털 이동전화에 할당된 주파수에 비해 너무 많은 가입자가 몰려 있으며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같이 쓰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CDMA방식은 아날로그 방식뿐만 아니라 같은 디지털 방식인 시분할다중접속(TDMA)에 비해서도 월등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가장 큰 이유는 주파수채널당 사용자수가 CDMA방식이 아날로그에 비해 10∼20배 많기 때문이다. 같은 주파수 범위에서 아날로그 방식에 비해 최고 20배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전화가 끊어지거나 잘 걸리지 않는 일이 적은 것이다. TDMA방식은 아날로그보다 수용능력이 3배 높은 정도다. 또한 디지털이어서 다른 사람이 내 통화내용을 몰래 엿들을 수 없다. 같은 디지털 방식이라도 CDMA가 TDMA에 비해 보안성이 더 뛰어나다는 평가다. 통화품질도 뛰어나다. 실제로 디지털 이동전화를 사용해본 사람들은 잡음이 거의 나지 않으며 가정용전화기를 사용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PCS서비스의 경우 옆에서 이야기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무엇보다 주고받는 정보량이 크기 때문에 동화상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CDMA가 TDMA에 비해 갖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이다. 최근 CDMA가 차세대 이동통신 방식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도 CDMA가 가진 「미래성」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일본,중국,남미,동남아 등이 CDMA를 이동통신의 국가표준으로 정하고 있다. TDMA방식의 메카인 유럽에서도 노키아,에릭슨 등 유명 통신업체들이 이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미국의 데이터퀘스트지는 현재 TDMA방식이 세계이동통신 시장의 80%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나 2000년경에는 CDMA방식이 PCS시장의 약 50%이상을 차지하며 이동통신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김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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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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