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목요일 아침에] 李당선자가 가장 먼저 할 일

[목요일 아침에] 李당선자가 가장 먼저 할 일 이현우 hulee@sed.co.kr 제17대 대통령선거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됐다. 어느 후보보다 고비도 많았고 힘든 싸움을 해온 것을 생각하면 승리의 기쁨이 더 할 것이다. 그러니 얼마간은 희열을 만끽해도 탓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를 기다리고 있는 숱한 일들을 생각하면 마냥 기쁨에 취해 있을 것은 아니다. 그 일들이라는 게 국민의 기대는 크지만 하나같이 풀기가 쉽지 않은 문제들이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경제를 살리는 일이다. 어느 여론조사에서든 국민들은 한결같이 경제를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꼽는다. 먹고 사는 일을 걱정하지 않게 해달라는 것이다. 그런데 성장잠재력은 갈수록 약화되고 고용사정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특히 청년실업이 심각한 실정이다. ‘이태백’은 유행어가 된 지 오래이며 이제 ‘88만원세대’(20대의 5%만 안정적 직장을 얻고 나머지는 비정규직으로 평균임금 88만원)라는 말까지 나왔다. 집값 폭등으로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은 말 그대로 꿈이 됐다. 국민통합과 무너진 질서의식 및 공권력의 권위를 다시 세우는 일도 시급하다. 사회 갈등 양상은 지역감정뿐 아니라 참여정부를 거치며 계층 간ㆍ세대 간 갈등 등으로 훨씬 복잡해졌다. 폭력시위대에 관공서가 습격당하는 일도 예사로 벌어지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과 여당은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많이 배운 사람과 못 배운 사람 등 끊임없는 편가르기로 갈등과 분열을 부추겼다. 그들의 법을 무시하는 언행은 국민들의 준법의식 훼손과 공권력 권위실추에 한 몫 단단히 했다. 공무원 수 감축과 공기업의 방만경영 개선 등 공공 부문의 개혁도 빼놓을 수 없다. 참여정부에서 공무원은 9만6,000여명이나 늘었다. 큰 정부는 세계적 추세에 어긋나며 규제증가와 국가경쟁력 약화요인이라는 지적이 빗발쳐도 이 정권은 ‘일을 잘하기 위한 정부’라며 들은 척도 안 했다. 정말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태안 원유유출 사태에 대한 정부의 대응수준, 총기강탈 범인의 종횡무진 행적 등을 보면 말문이 막힌다. 대학입시 수능등급제로 인한 혼란은 또 어떤가. 권위주의 타파 등 참여정부의 공이 왜 없겠는가. 그런데도 국민들은 ‘다음 대통령은 무조건 노 대통령과 반대로만 하면 된다‘고 말할 정도로 넌더리를 내고 있다. 오만과 독선으로 국민들을 깔보기 일쑤였고, 그렇다면 일이라도 잘해야 할 텐데 워낙 실정을 많이 한 탓이다. 국민들의 기대와 동떨어진 국정운영에는 반대 목소리가 나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참여정부는 경청과 설득 대신 국민들의 무지와 어리석음을 질책하고 내 마음대로를 고집했다. 이 당선자는 이런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대통령직은 내가(우리가) 쟁취한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부여해준 자리라는 인식을 갖는 게 중요하다. ‘얼마나 많은 고난과 희생을 치르며 얻은 것인데…’라는 생각을 하면 쟁취한 것이라고 여길 수도 있겠지만 그런 마음을 갖는 순간 비극은 시작된다. 내가 잘나서, 우리가 싸워서 얻은 것이라는 인식은 필연적으로 오만과 독선을 부르고 이는 민심이반으로 이어진다. 참여정부가 딱 그 꼴이다. 당선자와 그의 참모들은 압도적 표차에 고무되기보다는 이번 선거에서 ‘정말 찍고싶은 마음이 드는 사람이 없어 곤혹스럽다’는 유권자들이 많았다는 사실을 늘 염두에 둬야 한다. 국민들은 최선이 아닌 차선을 택한 것이다. 독선으로 치닫거나 부정ㆍ비리 등 도덕성 문제가 불거지면 순식간에 등을 돌릴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이야기다. 민심이 떠나면 아무리 좋은 정책도 물거품이 된다. 당선자는 내 지지자들만이 아닌 모두의 대통령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 그가 지금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겸손과 섬김의 리더십’을 가슴깊이 새기고, 또 새기는 것이다. 이는 임기가 끝날 때까지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기도 하다. 그래야 성공한 대통령이 되고 나라도 국민도 성공하고 행복해진다. 관련기사 • 이명박 사상 최대 표차 압승 • 이명박 "하나가 돼야 미래 갈 수 있다" • 미 국무부 "이명박 승리 축하" • 이명박 "국민 위대…경제 반드시 살리겠다" • 출구조사서 "완승" 개표는 확인절차 불과 • 1시간도 안돼 윤곽… 갈수록 표차 벌어져 • 편가르기 5년 심판… 대한민국 뱃머리 돌려 • 10년만에 정권교체… 이명박 과제는 • 끝까지 지킨 이명박 대세론 주효 • 이명박 당선자 등장에 한나라 얼싸안고 환호 • 수도권 첫 과반 득표…모든 연령대 1위 • "승부 뻔하다" 투표율 사상 최저 • 정동영, 참여정부 심판론에 무너져 • 바닥 없는 침묵에 빠진 이회창 • 정동영 "국민의 선택 겸허히 받아들여" • 정동영, 뜻밖 참패로 향후 '가시밭길' • 문국현 "100만 지지자 꿈 실현할 것" • '이인제 후보 사퇴' 선관위 안내문 논란 • 이회창 측 '득표율 15%'에 '울고웃고' • 신당 "이명박 특검수사 성실히 협력해야" • 불굴의 의지로 '신화 창조' 마침내… • 재산 헌납·특검… 고비때마다 정면돌파 • "아내보면 걱정 사라져…" 낙천적 내조 • 이명박 당선자 '버팀목' 김윤옥 여사 • 생일·결혼기념일에 이젠 '대통령된 날' • DJ 4수 끝 대권 쥔 곳 '정치 명당' 된 그곳 • 이명박, 국가원수급 철통 경호 • 대통령 인사권 차관급 이상 236개 • 경선승복 박근혜 '1등공신' • '아름다운 조연' 박근혜 향후 행보는 • 한나라당 앞날은… • 이명박 지지자들 살펴보니 • 정권 인수 절차 어떻게 운영될까 • 인수위원장 누가 될까 초미의 관심 • 미ㆍ일ㆍ중 언론·전문가 반응 • 당선자에 바란다 • 당선자에 바란다 • 당선자에 바란다 • 이명박 정책 [정부조직ㆍ기업규제] • 이명박 정책 [조세정책] • 이명박 정책 [부동산ㆍ서민ㆍ중산층] • 이명박 정책 [정치ㆍ외교ㆍ안보] • 이명박 정책 [교육ㆍ복지ㆍ노동] • [이명박 시대] 공약집 통해 본 10대 정책 • 3연속 상고 대통령… 4연속 바닷가 대통령 • "진짜 꿈이 이루어졌다" 덩실덩실 어깨춤 • 대왕골 "범생이가 일냈다" • 안암골 "사립대 첫 영광" • '이명박 노믹스' 들여다보니… • 이명박 대선승리 요인은 • 이명박 대통령 당선과 'BBK 특검' • 이명박 대통령 당선은 주가에 긍정적? • 이명박 당선자의 문화계 인사들 • 이명박 당선자, 체육계와 '깊은 인연' • 보통사람 10인 "살림살이 좀 나아지도록…" • 정·재계 '경제 살리기' 손 맞잡는다 • 기업 "규제완화·투자환경 개선 나서길" • 이명박 당선자 인맥·혼맥·학맥 폭넓어 • [사설] 앙금 털어내고 내일을 향해 가자• [특별기고] 대통령 당선자가 할 일 • [사설] 선진국 꿈 이루는 '개혁 대통령'이 되라• [데스크 칼럼] 금융시장은 당선자를 지켜본다 • [목요일 아침에] 이명박 당선자가 먼저 할 일• [고종석 칼럼] 민주노동당, 시간이 없다 입력시간 : 2007/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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