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화장품 업계의 화두는 `글로벌화`다. 백화점을 비롯한 각종 유통경로에서 수입 화장품의 강도높은 공세에 시달리는 국내 업체들이 이 같은 위기를 세계로 눈을 돌리는 계기로 삼고 있는 셈이다.
국내 최대 업체인 태평양은 지난해 7월 중국 공장을 열고 `라네즈`브랜드 현지생산에 나선 데 이어, 올해는 본격적인 중국시장 개척을 통해 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한 발판을 마련키로 했다. 지난해 5개에 불과했던 백화점 입점 수도 올해는 30개까지 확충할 계획. 진출지역도 홍콩과 상하이에서 올해는 북경, 하둥까지 확대된다. 나드리 화장품도 올해 방문판매 사업을 중심으로 중국 시장에 대한 공략 수위를 높여 연내 수출 목표를 지난해 230만달러에서 올해는 300만달러까지 높여 잡았다.
국내 유통망에서는 한방 등 `한국적인 것`을 정면으로 내세워 수입 화장품의 위협을 뚫으려는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 2~3년 동안 국내 시장으로 속속 진출한 수입 업체들이 올해 국내시장에서 본격적인 입지를 다지기 위한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한편으로, 국내 업체들은 경기가 안좋아진 것이 고가의 외제품 사용 고객들을 국내 제품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을 기대하고 세몰이에 나서고 있는 것.
대표적인 예는 올 초 LG생활건강이 글로벌 브랜드 육성을 목표로 출시한 궁중한방화장품 `더 후`. LG생건 관계자는 “연간 30%씩 고성장해 온 백화점 시장에서 외국계와 경쟁을 벌이기 위해 새 브랜드 출시와 기존 백화점 브랜드 `오휘`를 리뉴얼했다“고 설명했다.
LG생건은 이 밖에도 지난해 4월 진출한 방문판매를 올해 본궤도에 올려 놓기 위해 지난해 2,000명 수준이던 판매사원을 올해 4,500명 수준으로 늘리고 올해를 방판 `매출 원년`으로 삼을 계획이다. 애경산업도 올해 방판 브랜드 3개를 출시해 불황 극복을 위한 시장 개척에 나선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경기 침체와 외국사와의 경쟁 및 방판 경쟁 격화 등 국내 화장품 업체들에게는 올해가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각 업체들이 어려운 여건에서도 경쟁우위를 점하기 위해 신기술 개발과 차별화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경립기자 kls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