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증권인사 오찬대화록
"자본시장 육성위해 최선"
"장기투자 유도대책 필요"
김대중 대통령은 8일 청와대에서 진념 부총리겸 재정경제부장관 등을 배석시킨 가운데 증권시장 관계인사 120명과 우리 증권시장의 발전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 대통령은 "증시가 안정적으로 발전되도록 정부는 자본시장 육성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김 대통령은 "우리 증시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돼있다는 국내외 전문가들의 평가와 국내총생산(GDP)에 대한 주식시장 규모의 비율이 선진국보다 낮은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우리 증시는 더욱 발전할 충분한 잠재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자리에서 증시 관계자들은 "증시발전을 위해서는 기관투자가들의 역할이 중요하며 안정적인 주식 수요기반 창출이 절실하다"며 "정부는 이를 위한 여건조성에 힘써 달라"고 건의했다.
이어 증시 관계자들의 질문에 진 경제부총리가 일괄 답변했다.
-오호수 LG증권 사장= 새해들어 증권시장이 당초 예상과는 달리 큰 활력을 되찾고 있다. 정부가 수요보강을 위해 연기금의 주식투자를 늘리고 근로자 주식투자, 회사채 신속인수제 등 자금시장 안정을 위한 조치에 힘입은 덕분이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증권시장은 선진국에 비해 취약하다. 개인투자 거래비중이 높고 기관투자가의 역할이 크게 부족하다.
장기투자를 위한 기관투자가들의 역할을 높일 수 있는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 우리 주식이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이덕훈 대한투자신탁 사장= 증권시장에 대해서 김 대통령께서 관심을 보여주신 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동안 시장이 위축돼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작년에 상당히 어려웠다. 특히 투신은 고객불신으로 기관투자가의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제 채권시장도 경색현상이 풀리고 주식시장도 좋아지고있다. 정책은 시기를 놓치지않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업계는 많이 낙후돼 있다. 증권회사 고객 수요충족 노력이 부족했다. 업계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가 시의적절한 정책을 세워주면 증권사 경쟁력이 향상될 것이다. 우선 업계를 신뢰해달라. 특히 증권업계는 위험을 갖고 미래를 예측하고 산다.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과거잘못으로 민형사책임을 받고있다.
옥석이 구별되지 않아 사장이하 전직원이 위축된 측면이 있다. 정부가 업계를 신뢰하는 동시에 정부도 기업마인드를 갖고 업계와 동반자관계로 나갔으면 좋겠다.
-최운열 증권연구원장= 증시활성화 방안을 물었을 때 철저한 기업개혁이 정확한 대답이다.
대통령이 지적한대로 구조조정과정에서 증시 불확실성이 높다는 점이고 기업지배구조가 개선되지 않았다고 시장이 평가하고 있다. 하루하루 주가에 흔들리지 말고 합리적이고 객관적 기준에 따라 시장에서 퇴출될 수밖에 없도록 해달라.
-진념 부총리= 연기금 투자를 현재 8조원 수준에서 2~3년안에 25조원규모로 확대하겠다.
정부는 인위적인 정책은 쓸 수 없고 안 쓸려고 한다. 투명하고 공정한 거래가 이뤄지는 방향에 중점을 두겠다. 기업구조 개선 등 기업가치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
정부는 증시활성화와 관련해 시장시스템으로 자리잡고 투명하고 공정한 거래가 이뤄지도록 하겠다. 지금은 어렵지만 투자심리를 안정시키면 확실히 비전이 있다.금년을 증시가 다시 도약하는 해로 삼자.
황인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