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7일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정몽준 최고위원이 대표직을 승계할 것으로 6일 알려졌다.
박 대표의 대표직 사퇴는 오는 10월 경남 양산 재선거에 전력투구하기 위한 차원에서다. 특히 당헌ㆍ당규에 따른 차점자 승계 원칙에 의해 정 최고위원이 대표직을 승계하게 돼 여권은 정 최고위원 중심으로 움직이게 됐다.
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이날 "박 대표가 사퇴 결심을 굳혔고 7일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재 비서실장도 "공정한 공천 심사를 위해 (대표가) 월요일 최고위원들과 상의를 거쳐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해 사퇴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앞서 박 대표는 지난 4월 재보선 참패 이후 당내 쇄신파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기도 했으나 친박 의원 복당과 당협위원장 복귀, 그리고 10월 재선거 출마 문제가 얽히면서 사퇴 시기를 조율해왔다.
특히 박 대표가 대표직을 유지한 채 공천을 받는 데 대한 당 안팎의 부정적 시각이 박 대표로 하여금 사퇴 결심을 굳히게 한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박 대표는 지난해 7월 친이ㆍ친박계 화합을 내걸고 대표직에 당선된 뒤 1년 2개월 만에 원외 당대표 생활을 접기 위한 도전에 나서게 됐다.
이제 관심은 정 최고위원에게로 쏠리고 있다. 2007년 12월에 입당해 전당대회 출마를 거쳐 적응기를 거친 정 최고위원이 쟁점법안이 산적한 9월 정기국회를 어떻게 이끌고 나가느냐에 따라 본인의 당내 입지 확보는 물론 차기 대권 주자로서의 이미지 쇄신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 최고위원이 대표직을 승계함에 따라 공석이 되는 최고위원 한 자리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당 일각에서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복귀설이 나돌고 있기 때문. 그러나 이 전 최고위원 측은 당 안팎의 반대를 무릅쓰고 복귀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누가 남은 한 자리의 최고위원이 될지는 미지수다. 일단 현재로서는 정기국회 기간에는 최고위원 한 자리를 공석 상태로 두고 당이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