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北 개방정책 타격 특구개발 삐걱

■ 中, 양빈장관 탈세혐의 연행투자자들 불신커져 외자유치등 차질 불가피 북한 신의주 특구 개발이 초반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양빈(楊斌) 신의주 특구 행정장관이 4일 오전 북한으로 출국하기 전 중국당국에 의해 탈세 혐의 등으로 전격 체포됐기 때문이다. 지난 9월24일 초대 행정장관으로 임명된 후 잦은 실언과 무책임한 공약(空約) 남발로 불신을 자초해왔던 양 장관이 연행됨에 따라 북한이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신의주 특구 개발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양빈, 특구 애물단지 전락 그간 양 장관은 '종잡기 힘들다' '헷갈린다' 등 우려 섞인 평가를 받아왔다. 이번 연행으로 세계 언론의 주목받는 뉴스메이커에서 불과 1주일여 만에 '의혹투성'의 문제 장관으로 전락하게 됐다. 중국당국은 양 장관이 세금을 완전히 납부해야 비로소 출국이 가능하다는 방침이어서 재정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양 장관으로서는 진퇴양난의 입장. 더구나 북한당국도 기대 이상으로 중국측이 강경하게 나오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편인 것으로 알려져 맹방 중국과의 외교마찰 가능성마저 낳고 있다. 홍콩의 한 외교관은 "중국 정부가 1,000만위앤(元)의 세금을 체납했다는 이유만으로 양 장관을 연행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면서 "국익문제가 고려된 것 같다"고 말했다. ▶ 양 장관, 재신임 여부 양 장관이 교체될지가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측이 양 장관의 불미스러운 사건에도 불구하고 그의 신분상 조치를 일단 유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시 말해 중국측의 조치를 주시하면서 해임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전망에는 특구에 외자유치를 견인할 새로운 인물을 찾기 쉽지 않은 북한의 실정도 한몫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북측이 중국의 의중을 파악하지도 않은 채 사전정보가 부실한 상태에서 양빈을 장관에 임명한 것은 '장고 끝에 악수'를 둔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상대적으로 가능성은 낮지만 북한이 여차하면 양 장관의 능력부족과 신변상 문제를 이유로 해임을 결행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 특구 개발, 차질 불가피할 듯 북측이 네덜란드 국적의 양빈을 특구 장관으로 임명한 것은 중국 및 화교를 비롯한 외국자본을 유인하기 위한 조처였다. 그런 만큼 이번 사태는 외국인투자가들이 북한을 더욱 불신하게 만드는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아도 신의주 특별구 기본법의 애매하고 모호한 조항과 특구의 인프라 부족 으로 투자를 꺼리는 마당에 양 장관의 체포라는 설상가상의 상황은 특구 개발이 당분간 험로가 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대북 전문가들은 북측이 이번 사태로 기정사실화된 특구 개발을 철회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그동안 양 장관의 사업수완 능력에 의존해온 북한당국이 전면에 나서 외자유치 활동을 전개할 가능성도 크다는 관측이다. 통일부의 한 당국자는 "중국당국의 양 장관 연행조치는 조만간 해결되겠지만 북한이 추진하고 있는 개방정책은 커다란 타격을 받았다"면서 "양국이 대화로 문제를 원만히 풀어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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