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배관공사비, 지자체 부담"

대법 '수요자 부담 서울시 조례' 무효판결

수도 배수관 공사비는 지방자치단체 등 사업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현철 대법관)는 22일 “간선배관(배수관)에 관한 공사비를 수요자가 부담하도록 정한 서울시의 수도 조례 제9조 제1항은 수도법을 위반한 것이어서 무효”라며 “이 조례에 따라 이뤄진 급수공사비부과처분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서울 봉천 제3구역 주택개량재개발조합이 서울 남부수도사업소장을 상대로 낸 급수공사비 부과처분 취소청구 소송에서 이같이 판결했다. 지난 81년 제정된 서울시 조례는 간선배관 설치비용을 급수장치(급수관ㆍ수도계량기 등) 공사비용에 포함시켜 수요자가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수도 배수시설 일체의 공사비용은 지자체가 담당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판결은 새로 건립되는 아파트, 연립ㆍ단독주택, 빌딩 등 모든 건물의 수도 관련 공사비 부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서울시 재개발연합회가 이 사건 판결을 주시하고 집단소송을 제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관련 소송이 잇따를 전망이다. 또 서울시와 유사한 조례를 시행 중인 일부 지자체는 조례 개정이 불가피해보인다. 대법원에 따르면 소송에서 승소한 사람은 설치비용을 납부하지 않아도 되고 비용을 납부한 경우에는 이를 반환받을 수 있다. 대법원의 한 관계자는 “이번 판결로 이미 급수공사비를 낸 당사자들이 구제받을 길이 열렸지만 부과처분을 받은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소를 제기해야 하는 만큼 이 조건에 해당돼야 소 제기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대법원 판결을 수용하고 올해 내 조례 개정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전체 공사비의 20% 정도인 간선배관비를 삭제하고 정액으로 부과되던 공사비를 실제 비용을 기준으로 차등 부과하는 방향으로 조례를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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