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침체로 주택 저당권 포기 늘어 '초바겐 세일' 속출<br>디트로이트선 방3개 방갈로형 단돈 500弗
|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단돈 500달러(67만원)에 매물로 나온 방갈로형 주택 모습. 배관 등 내부 수리가 필요한 상황이긴 하지만 외양은 매우 멀쩡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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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달러짜리 집'
미국 부동산 시장이 극도로 침체되면서 단돈 1,000달러(130만원)에 불과한 주택이 등장했다.
11일 CNN머니는 부동산 시장 악화로 주택 저당권을 포기(포클로저)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채권자인 은행들이 미 전역에서 가치가 추락한 집들을 거의 공짜로 팔아치우다시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도시 주택 한 채 가격이 우리 돈 400만원(3,000달러)대로 급락했고 130만원(1,000달러)으로 살 수 있는 주택도 나왔다.
CNN머니에 따르면 미시건주 디트로이트와 오하이오주 클리브랜드 등은 이 같은 '초 바겐세일'이 가장 심각하게 진행되는 지역이다. 디트로이트에는 3,000달러 이하의 주택 매물이 709채나 올라와 있다.
또 클리브랜드는 46채,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는 22채, 미시건주 플린트도 18채 가량이 3,000달러 이하에 구매가 가능하다.
이들 지역은 서브 프라임 대출 등급의 주택이 많고 부동산시장이 과열돼 초기 시장 부실을 주도했던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등과는 사정이 다르다는 점에서 부동산 침체가 단기 변수 때문이 아니라 구조적인 요인때문이라는 우려를 더하고 있다.
미시건주 디트로이트, 오하이오주 등은 미 언론들이 실업률 증가로 가계가 어려워지며 주택 포기가 급증, 경기 침체에 따른 '후속타'로 부동산 시장이 어려워질 것이라 주목했던 지역군이다. 주지하다시피 디트로이트는 붕괴 직전에 있는 미국 차 산업의 근원지다.
실제 '초바겐 세일'로 나온 집들은 구매자들이 주택 저당권을 포기해 은행에 압류된 포클로저 물건으로 채권 은행들은 물건을 보유하기 보다는 하루 속히 처분해 여신 부담을 덜고 관리 비용을 줄이려 하고 있다.
거의 공짜로라도 팔아 현금을 확보하는 것이 시장 가치를 유지하는 것보다 더 저렴하다는 게 이 지역 부동산 중개업체들의 전언이다.
디트로이트시 부동산 중개 사이트에는 방3개와 화장실1개가 딸린 방갈로형 주택이 단돈 500 달러에 매물로 나와 있다. 이 주택은 1만5,000~2만 달러 규모의 내부 수리가 필요한 상황인데, 예전이라면 수리를 한후 비싼 가격에 내놓았을 매매업자들이 추가 비용 투입을 꺼린채 싼 가격에 일단 매물로 내놓고 있다.
이 주택의 지난해 말 판매 예상가는 7만2,000달러에 달했다. 클리브랜드에서도 내부 수리가 필요한 방4개 딸린 주택이 1,900달러에 나왔고, 앨러바마주 버밍햄에서도 수리를 마쳤다면 10만 달러 가치에 해당하는 주택이 단돈 1,900달러에 새 주인을 찾고 있다.
CNN머니는 이 같은 주택을 구매해 수리할 경우 미 주택도시개발부의 특별프로그램이나 지난해 7월 통과된 주택구제법안에 따른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CNN머니는 이어 "이 같은 집들 중 일부는 주택 지구가 괴멸된 지역에 위치해 있는 등 구매 자체가 확실히 모험일 수 있다"면서도 "지금이 매우 힘든 시기임에 틀림없지만 중간 이하 수입을 지닌 사람들에게는 기회의 시기이기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