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백혈병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는 항암제 `글리벡`이 급성 백혈병에도 효과가 있다는 임상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이규형(혈액종양내과ㆍ02-3010-3213) 교수는 19일 “2002년 1월부터 필라델피아 염색체를 가진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환자 16명을 대상으로 기존 항암제와 글리벡을 복합 투여한 결과 12명이 치료되어 75%의 성공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4명은 사망했다.
필라델피아 염색체를 가진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은 기존 항암제 치료법으로는 10% 미만의 극히 불량한 치료율을 보여 이 병이 생기면 거의 사망한다. 국내에서도 이 교수 등 다른 연구진이 글리벡의 급성 백혈병 치료에 대해 연구 중이지만 이번에 이 교수의 연구는 백혈병 발생 초기 단계에서 즉시 글리벡과 기존 항암제를 투여해 효과를 확인한 결과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 교수는 이번에 연구한 글리벡의 또 다른 치료효과를 오는 12월 5일 샌디에고에서 개최되는 미국혈액학회에서 발표한다.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환자의 치료성적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으로 확인된 글리벡은 정상세포에는 거의 작용하지 않고 필라델피아 염색체라는 비정상적인 염색체를 가진 백혈병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해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고 사멸 시키는 항암 치료제다.
성인에게 주로 발생되는 급성 백혈병의 약25%는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이며 이 가운데 약30%가 필라델피아 염색체를 가졌다. 필라델피아 염색체를 가진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환자에게 글리벡의 치료효과가 높다는 이번 연구결과는 지금까지 이 병이 기존 항암제 치료로 거의 완치가 불가능하고 골수이식을 시행해도 치료효과가 매우 낮았기 때문에 새로운 치료법의 제시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따라 만성 뿐만 아니라 급성 백혈병 환자에게도 기적의 항암제로 백혈병 환자들에게 강한 삶의 희망을 안겨줄 수 있을 전망이다.
<박상영기자 sa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