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3월 24일] 내 마음 속의 하나, 둘, 셋

아들이 바둑을 배우면서 버릇이 하나 생겼다. 상대편이 자기 돌을 딸 때마다 항상 "하나, 둘, 셋"을 센 후 본인이 두는 것이다. 아마 숫자를 세면서 스스로 분한 마음을 참는 것 같다. 그전에는 화가 나면 무조건 생떼를 쓰며 물러달라고 하거나 울어버렸는데 스스로 자기를 지키는 방법을 배우다니 긍정적인 일이다. 세상에 살면서 화를 낼 일은 기뻐할 일보다도 많다. 아니 사실 매일매일이 전투의 연속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회사에서 가정에서, 그리고 오가는 매 순간 우리는 나와 다른 사람을 만난다. 나와 다른 그 사람은 자신만의 기준으로 살며 또한 그 기준이 옳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각자의 기준이 다를 때는 자신의 기준을 강요하고 상대방을 비판하곤 한다. 방울뱀에게 계속적으로 스트레스를 주어 화를 내게 하면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자기 스스로를 문다고 한다. 그런데 이것은 방울뱀에게만 해당되는 내용이 아니다. 사람이 화를 낼 때 입에서 나오는 숨을 채취해 침전물로 만든 후 이것을 실험용 쥐에게 주사하면 수분 안에 즉사할 정도로 독성이 강하다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화를 내면 혈압이 높아지면서 맥박이 빨라지고 결국 마음 상태를 불안하게 만들어 면역기능을 급격히 떨어뜨린다고 한다. 남에게 내는 화 때문에 자신이 피해를 입는 것이다. 화가 나면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상대방 위치에서 서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 어느 정도 상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화는 화로써 제압할 수 없다. 자신이 화내면 상대방은 더 화를 내게 된다. 상대방의 기준이 틀렸다고 생각되는 만큼 나의 기준 역시 무조건 올바른 것만은 아니다. '화가 나면 셋을 세라. 그것으로도 참아지지 않는다면 열을 세라. 그래도 화가 난다면 백을 세라'라는 말이 있다. 정말로 화가 나면 입을 다물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는 이성을 찾은 후 차근차근 살펴봐야 한다. 오늘 하루도 가정에서 또한 회사에서의 다양한 인간관계에서 매 순간 부딪히는 나와 다른 가치와 그 기준들을 떠올리며 다시 한번 마음속으로 숫자를 세어보자. 삶이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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