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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인쇄잉크를 생산하는 기업 에이원은 지난해 1억원 이상 원가를 절감하는 성과를 올렸다. 비결은 국가직무능력표준(NCS)에 있었다.
에이원은 지난해 기계분야 NCS에 체계적으로 정리된 직무능력을 기초로 현장훈련 시스템을 만들었다. 그 동안 선배 직원이 입으로 손으로 노하우를 전하던 것을 눈에 보이는 훈련시스템으로 ‘선진화’시킨 셈이다.
성과는 곧바로 숫자로 나타났다. 훈련 결과 공정시간이 85시간에서 55시간으로 줄었고 하루 잉크 생산량도 5,280kg에서 6,600kg로 증가했다. 이를 통해 1년에 원가를 약 1억600만원 정도 절감했다.
신태호 에이원 경영지원그룹장은 “처음에는 NCS 훈련프로그램에 부정적이었던 직원들도 이제는 후배들을 자청해서 가르치고 훈련교재에 ‘이런 내용을 추가했으면 좋겠다’고 건의하는 등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에이원의 사례는 NCS가 교육기관 뿐만 아니라 기업에서도 잘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NCS는 어떤 직무를 수행하는 데 어떤 능력이 필요하다는 걸 체계적으로 정리해 놓았는데 이를 기반으로 훈련프로그램과 경력개발경로를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직원들 입장에선 무작정 일해 왔던 것과 달리 능력이 확실히 향상되면서 뚜렷한 목표의식이 생기고 기업 입장에서는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을 꾀할 수 있다.
실제로 에이원 외에도 NCS를 도입해 쏠쏠한 효과를 봤다는 기업들의 증언이 쏟아지고 있다. 세영기업은 NCS 기반 훈련프로그램을 실시해 제품 조립작업시간이 약 42.5% 줄었다. 포스코 관계자는 “사내대학의 27개 전공 교과목 중 23개에서 NCS를 활용한 이후 직원들의 실무능력이 크게 올랐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금속소재 개발업체 현진소재는 경력개발에서 나아가 인사평가에도 NCS를 활용하고 있다. NCS는 근로자들에게 요구되는 능력을 정확히 정의했기 때문에 이에 따라 직무평가 매뉴얼을 만들면 직원들의 능력 달성 수준을 평가할 수 있다. 정확한 평가와 그에 따른 승진, 동기 부여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정현진 현진소재 미래교육원장은 “NCS는 신입사원의 적응훈련과 기존 직원들의 능력개발, 인사평가 등 기업에서 필요한 부분을 골라 쓰면 되기 때문에 잘 차려진 뷔페 음식과 같다”며 “NCS 기반 훈련을 받으면 학위도 딸 수 있게 하는 등 앞으로 NCS 활용 범위를 넓힐 것”이라고 밝혔다. NCS 개발을 책임지는 산업인력공단의 송영중 이사장은 “올해 1,3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NCS 기반 HRD 체계를 구축하는 등 NCS가 산업 현장에서 활성화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