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김경우 前평화은행장 "나는 일방 구조조정 희생양"

김경우 前평화은행장 "나는 일방 구조조정 희생양" BIS 8% 요구는 은행하지 말라는 것 "평화은행은 은행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정부의 경직된 구조조정 때문에 희생됐습니다." 주총에 앞서 정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퇴임한 김경우 전 평화은행장이 9일 인터뷰를 통해 "외화자산도 없고, 50억원이 넘는 기업여신도 없는 평화은행에 BIS비율 8%를 요구하는 것은 은행을 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정부의 일방적인 구조조정을 비판했다. 김 행장은 "불행의 원인은 우리에게 있고 떠난 사람이 할 말을 다 할 수는 없지만 정부의 정책에 유감이 많다"며 "정부의 구조조정으로 외국은행만 좋아지고 대신 작은 은행, 지방은행, 기업여신에 치중한 은행은 죽고 있다"고 말했다 . 또 "외국은행으로 돈이 몰리고 가계대출만 하면 우리 경제는 어떻게 하느냐"며 정부의 구조조정이 우리 경제에 잘못된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행장은 "일본도 작은 은행에는 BIS비율을 4~6% 정도 요구한다"며 "정부와 맺은 약정서(MOU)에도 2001년말까지 BIS비율을 맞추면 되는데 갑자기 지난해 9월까지 8%를 맞추지 못했다며 부실은행으로 몰아붙였다"고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근로자 주주들을 생각해 공적자금을 안 받으려고 했지만 오히려 정부로부터 모럴 해저드라는 비난까지 들었다"며 섭섭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김 행장이 가장 미안해 하는 부분은 완전 감자로 인한 근로자 주주들의 손해. 김 행장은 "카드매각 이익과 평가이익을 합치면 자산이 부채를 초과했는데 우리의 노력을 무시당하고 완전 감자를 당했다"며 "우리 은행에 투자한 근로자 주주들이 큰 손해는 물론 배신감, 허탈감을 갖게 됐고 고객도 떠나갔다"고 안타까워했다. 김 행장은 남아 있는 평화은행 직원들에게 "그래도 결국 우리의 책임"이라며 "힘든 세상을 살아가려면 사랑하는 사람들의 손을 잡고 가야 한다"며 동료들과 서로 사랑하라고 당부했다. 김상연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