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만에 서울대를 졸업하는 교육위원이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76년에 서울대 농과대학 원예학과에 입학했다 유신독재 철폐와 긴급조치 해제 등 민주화운동을 벌이다 법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학교로부터 제명처분을 받은 이광희(48ㆍ사진) 경남도교육위원이 주인공. 이 위원은 최근 서울대로부터 명예졸업증서 수여가 확정됐다는 전화를 받고 감회에 젖었다. 김해에서 초ㆍ중학교를 마치고 경남고를 졸업한 뒤 서울로 유학을 떠나 76학번으로 서울대에 입학해 졸업장을 받기까지 꼭 30년이 걸린 이 위원의 졸업은 그야말로 가시밭길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유신독재 철폐와 긴급조치 해제,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회의 해산 등을 내용으로 하는 유인물을 소지 전파하는 등 유신반대 시위를 한 혐의로 79년 서울고등법원에서 징역 1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았다. 때문에 이 위원은 서울대에서 무기정학처분에 이어 제명처분을 받았으며 ‘80년의 봄’에 복학했으나 복학생협의회를 구성해 계엄철폐 등을 외치며 학내시위를 주도, 또다시 제명처분됐다. 결국 이 위원은 서울대를 떠나 민주쟁취국민운동 부산본부 상임집행위원, 김해민주화운동협의회 사무국장 등을 맡으며 야인생활을 자처, 꽃피우지 못한 민주화운동에 전념했다. 이후 그는 2000년 11월에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에서 자신의 민주화운동을 인정하면서 명예를 회복, 5년이 흐른 지금에서야 서울대명예졸업장을 받기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