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로봇기술 과시한 인조인간 '에버원'

사람의 질문에 간단히 대답하고 얼굴로 희로애락을 표현할 수 있는 인조인간 로봇 ‘에버원’의 개발은 우리의 로봇기술이 선진국 수준에 한 발짝 더 바짝 다가섰음을 의미한다. 세계에서 두 번째이긴 하지만 에버원은 우리보다 앞서 개발한 일본이나 미국 제품에 비해 여러 면에서 앞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조수단이 아닌 눈으로 사물을 인식할 수 있다든지, 얼굴표정으로 희로애락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 등은 우리 기술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로봇산업은 무한한 적용가능성 때문에 해가 갈수록 급성장하고 있다. 오는 2010년 세계시장규모는 140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우리 정부도 로봇산업을 10대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으로 지정해 집중 육성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로봇산업은 선진국에 비해 뒤져 있고 시장선점에서도 열세에 있다. 지능형 로봇의 기술력은 일본에 비해 80% 수준이며 선진국보다 2,3년 격차가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일본은 제조로봇과 청소 등 일부 서비스로봇이 상용화되면서 세계시장의 28%를, 미국과 독일도 각각 22%와 18%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는 3%로 세계 5위 정도이긴 하지만 선두그룹과 너무 격차가 크다. 정부는 지난 2003년 지능형 로봇을 10대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으로 선정한 이래 연구와 투자를 확대하며 격차 좁히기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로봇산업에 종사하는 업체들 대부분이 자본금 100억원 미만의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기술개발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37개 로봇관련기술에서 한국이 선진국과 대등하거나 앞선 영역은 절반에 불과한 형편이다. 로봇산업을 주관하는 부처가 여러 개로 흩어져 종합적인 플랜이 이뤄지지 않는 것도 문제다. 대학교육의 개편도 필요하다. 로봇개발에는 기계ㆍ전자ㆍ전산ㆍ통신 등 여러 분야의 전문 지식을 고루 갖춘 연구자가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 대학교육은 개별전공별로 쪼개져 있어 인재공급이 어렵다. 에버원 개발을 계기로 미래유망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로봇산업을 전략산업으로 키우기 위한 종합대책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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