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화섬/각 기업별 해외진출 현황

◎동남아·선진시장 공략 “윈윈전략”/동남아­최첨단·초대형 수직계열화단지 건설 붐/미·유럽­현지합작사 설립·M&A 등 공격적 진출동남아시아: 이머징마켓(신흥시장), 선발진출국인 일본을 잡는다. 미국·유럽: 화섬산업의 본산지, 심장부를 공격한다. 올해들어 화섬업체들이 해외투자를 본격화하면서 세운 목표다. 특히 최근의 움직임은 지난 90년대부터 중국과 동남아에 대해 기존의 노후설비를 이전하는 형식의 소규모 설비이전에서 벗어나 최첨단설비로 무장한 대규모 투자로 급선회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국내시장이 공급과잉으로 불황을 겪으면서 이에 대한 반발로 대규모 해외투자를 감행하는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해외투자의 목표와 전략이 한단계 진보됐음을 인정한다. 화섬업체의 해외투자는 두가지 패턴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중남미 등 이머징 마켓에 대해서는 수요급증을 예견한 대형투자가 그 하나이고, 또 다른 하나는 화섬산업의 본거지라할 미국, 유럽등 선진국에 대해 공격적 투자에 나서는 것이다. 사실 이머징 마켓에 대한 투자는 우리보다 한발 앞서 일본의 섬유업체와 종합상사 등이 먼저 시작했다. 한때 세계에서 화섬생산량이 1,2위를 다투던 일본은 80년대들어 엔저가 본격화되고 대만, 한국 등 후발국들의 시설증설경쟁이 본격화되자 해외로 눈을 돌렸다. 레귤러 제품으로는 더이상 원가경쟁력에서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한 일본은 고부가가치제품은 자국내에서 생산하고 레귤러성 제품은 인도네시아등 인건비가 싼 동남아지역으로 시설을 이전했다. 이에 맞춰 이들 동남아국가에서는 화섬에 대한 수요가 급증, 일본의 해외기지 건설전략을 정확한 타이밍에 따라 큰 성과를 거뒀다. 일본의 화섬생산이 지난해말 기준으로 전세계에서 7.5%인 1백59만7천톤(합섬 및 셀룰로오즈 포함)에 불과하지만 여전히 화섬강대국으로 자리하고 있는 것이 이같은 적극적인 해외경영의 결과다. 이같은 일본의 선점을 의식, 최근들어 (주)코오롱을 비롯, (주)고합, 효성T&C와 생활산업,삼양사,선경인더스트리 등이 해외투자계획을 잇달아 추진, 본격적인 동남아경영에 나섰다. 동남아투자에 가장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회사는 (주)코오롱(대표 구광시).「ACE프로젝트」로 명명된 김천CIM공장 건설을 끝으로 당분간 국내에서 화섬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보류하는 대신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 3각거점을 중심으로 총 2억달러를 투자한다는게 이 회사의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오는 3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근교의 쎄랑에 연산 1만톤 규모의 폴리에스터필름공장을 완공하고 추가로 나일론 필름공장에 들어간다. 또 베트남 동나이지역에는 염가공, 직물공장 및 원사공장 등 수직계열화한 종합화섬단지를 구축하기로 하고 현재 부지를 물색중이다. 이와함께 계열사 동반진출 전략으로 금융, 건설, 엔지니어링, 스포츠 레저사업진출과 함께 현지 무역거래 수준에서 그치고 있는 비료공장을 베트남현지에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 T&C(대표 김인환)의 해외투자는 중국, 베트남에 집중되고 있다. 특히 풍부한 자원과 저렴한 노동비용을 갖춘 중국에 대해 합작 또는 단독투자를 기획중이다. 중국현지에 직물공장 설립을 추진, 현지에 원사수출 거점을 확보할 게획이며 이밖에도 화섬원사 및 직물, PET병 등 관련사업부문의 진출을 적극 검토, 순차적으로 집행한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신규투자외에도 지난 92년 스리랑카에 설립한 현지공장을 확대, 기존의 원사와 타이어코드지뿐만 아니라 다운스트림분야까지 확대, 수출 전진기지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계열사인 효성생활산업(대표 이명환)도 지난해 베트남지역 동나이성에 확보한 2만4천평부지에 직물공장착공을 시작으로 2000년까지 총 7천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앞으로 이 지역에 4만8천명을 추가로 확보, 원사생산에서부터 직물, 염가공에 이르기까지 수직계열화된 합섬단지를 구축한다는계획이다. 올해를 「세계경영의 해」로 선언, 활발한 해외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고합은 최근 인도네시아지역에 합섬복합단지용으로 수만평의 부지를 확보, 1억달러이상을 투자키로 했다. 또 중국청도지역에도 1억달러를 투자, 원사, 수지 및 염색공장용 복합합섬단지를 건설키로 하고 착공에 들어갔다. 회사 관계자는 『(주)고합과 고합물산 등 그룹차원에서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 지역외에 현재 베트남, 태국, 방글라데시지역에도 투자를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고합은 우선 계획이 확정된 인도네시아, 중국투자는 올해부터 추진하고 이밖에 중남미, 유럽지역에도 대규모 화섬복합단지도 건설한다는 방침이다. 삼양사(대표 김윤)는 파키스탄과 베트남 시장을 중점전략시장으로 선정, 해외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지난 91년 1억1천만달러를 투자, 파키스탄의 디완그룹, 일본의 미쓰비시와 함께 자본금 3천만달러에 일산 1백30톤 규모의 폴리에스터 단섬유생산회사인 디완 살만파이버를 설립했다. 삼양사는 지난 95년6월 다시 1억달러를 투자, 연산 5만톤의 제2공장을 준공함으로써 현지 교두보 확보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선경인더스트리(대표 조민호)는 오는 2001년까지 해외매출액 비중을 40%로 끌어올린다는 전략아래 미국,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동아시아를 최종 생산거점지역으로 설정, 단계적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지난 93년 인도네시아에 진출, 현재 일산 1백80톤의 폴리에스터 원사와 중합설비, 일산 2백20톤의 PET병용 수지공장을 가동중인데 앞으로 인도네시아에 종합 폴리에스터 기지를 구축, 동남아지역의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해나갈 방침이다. 화섬본산지인 미국, 유럽시장에 대한 공략은 후발업체인 한국합섬(대표 박동식)이 가장 적극적이다. 한국합섬은 총 2억달러를 투자, 미국 조지아주에 일산 8백톤규모의 원사생산단지를 조정한다는 계획을 추진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품목은 SDY 일산 4백톤, POY 4백톤 등이며 올해안에 착공, 오는 99년초 생산가동에 들어갈 전망이다. 특히 총자본금 5천만달러중 한국합섬이 70%, 일본 마루베니가 30%를 참여한다고 알려졌으나 이밖에 다른 업체들도 지분참가의사를 갖고 있어 이에 대한 조정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국내화섬업체의 첫 대규모 대미투자인 이 투자는 화섬의 본산지에서 미국, 중남미지역을 겨냥 대규모 생산체제를 갖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선경인더스트리도 미국을 포함한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과 유럽연합에 대해서는 정밀화학과 헬스케어(건강관련)사업을 중심으로 조인트 벤처와 M&A 등을 통한 진출을 추진중이다. 이미 세계적인 분체도료 생산업체인 벨지움의 UCB사와 합작회사를 설립했고 스위스 론자사와 산업용 살균제의 판매제휴계역을 체결하는 등 전략적 제휴도 활발하다. 또 고합은 지난해말 인수한 독일 BASF마그네틱스사를 거점으로해 유럽지역에 화섬단지를 구축하고 이머징 마켓인 중남미지역에도 화섬단지를 구축, 현지 판매와 함께 미국에 대한 우회수출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밖에 삼양사와 효성생활산업 등도 대미투자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화섬선진국인 미국, 유럽에 대한 투자가 조만간 본격화될 전망이다.<문주용> ◎리오셀섬유 국내생산 눈앞/천연·합성 장점 겸비 ‘꿈의 섬유’/선경­영 코틀스사 합작 성사단계/한일도 KIST와 공동 국산화 자신 고부가가치 신소재를 찾아라. 폴리에스터, 나일론 계통의 레귤러 제품분야에서 인도네시아 등 후발국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는 국내화섬업체 사이에 고부가가치를 가진 신소재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과거 폴리에스터, 나일론을 응용한 고부가가치화 노력이 일정 한계로 나타나면서 이들 섬유와는 원천적으로 다른 소재에 대한 접근이 모색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가운데 셀룰로오스 섬유계의 일종인 텐셀은 차세대 섬유로서 가장 각광을 받고 있다. 텐셀은 영국코틀스사가 지난 80년대 개발, 92년 상업화에 성공한 리오셀섬유의 상품명. 과거 목재펄프에서 추출한 비스코스 레이온이 물에 약하고 공해를 유발하며 강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는데 펄프에서 추출한 셀룰로오스섬유계 리오셀 섬유인 텐셀은 이같은 단점을 극복, 세계 화섬산업계에 큰 호평을 받았다. 특히 천연섬유의 속성처럼 부드러운 촉감을 가지면서도 레이온의 2배이상 강도를 지니고 폴리에스터 등과 같은 합섬섬유와 혼방이 가능한 특장점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업체의 경우 영국 코틀스사와 합작투자를 계획하거나 아예 독자적으로 생산기술을 개발하는 형태로 이 섬유의 상업적 생산이 모색되고 있다. 선경인더스트리,효성 T&C,한일합섬 등이 코틀스사와 합작투자를 위해 협상중이며 한일은 이와 병행,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와 공동으로 상업화기술을 개발중이다. 합작투자에 있어 선경인더스트리가 가장 유리한 입장에 서있는 상태다. 선경은 기술보유사인 영국 코틀스사의 최종 결정이 내려질 경우 울산에 연산 5만톤 규모의 텐셀공장을 올해 착공, 텐셀 붐을 일으키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텐셀」의 아시아권 공급확대를 위해 아시아지역에 공장설립을 추진중인 영국 코틀스사의 실무진 10여명이 지난해 12월 내한, 선경인더스트리의 각 사업장만 단독 방문한바 있다. 효성T&C측과는 대화진전이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져 한국파트너로 선경이 굳어진 느낌이다. 선경은 오는 3월께 합작투자가 확정되면 총 1천억∼1천5백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같은 선경측 기대에 전혀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영국 코틀스는 한국과의 합작과 함께 싱사포르에 대한 단독투자에 대한 미련을 완전히 떨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국내 합작투자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한일합섬은 이에 대비, 독자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한일 관계자는 『코틀스사가 선경과 합작하더라도 국내 독자개발은 계속 진행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일은 코틀스와 합작할 경우 상업화를 앞당길 수 있지만 현재 KIST와의 공동연구를 통해서도 셀룰로오스계 섬유인 리오셀 섬유의 상업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한일은 이에 따라 오는 98년까지 상업화수준의 기술개발을 끝내고 99년부터 8백억원을 투자, 2001년부터 연산 2만톤규모로 생산할 계획이다. 상품명도 이미 「코셀」로 정한 상태. 합작생산이든, 독자개발이든간에 텐셀로 익히 알려진 셀룰로오스계 섬유의 국내 생산이 눈앞에 다가온 것만은 틀림없다.<문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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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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