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6월 16일] 1인 국민소득 4만弗 만들기

우리나라는 땅이 좁고 천연자원도 부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40여년간 수출과 내수를 양대 축으로 초고속 성장을 이룩해왔다. 최근에는 에너지ㆍ원자재 가격이 상승해 전세계적으로 경기침체가 가속화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수출 성장세는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 경제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 또한 사실이다. 이는 경제성장의 한 날개인 내수의 침체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경제는 해외 수출과 국내 소비를 동력으로 성장한다. 이는 비행기의 양 날개와 같아서 순조로운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수출과 내수의 지속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국내 기업들의 투자가 감소해 고용이 부진하고 이로 인해 국민들의 주머니 사정 또한 점점 더 어려워지게 된다. 따라서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국내 기업들의 투자와 함께 외국인 투자의 확대가 절실하다. 외국인 투자는 기업을 직접 경영하기 위해 장기간 투자하는 것으로 부채가 아니기 때문에 이자 상환의 부담 없이 설비투자를 확대하고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아울러 첨단기술과 선진경영 노하우도 유입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선진국ㆍ후진국 막론하고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싱가포르와 아일랜드는 과감한 규제완화와 조세감면 등을 통해 외국인 투자를 적극 유치, 선진국으로 도약했다. 세계 최강국인 미국도 앨라배마주에 현대자동차 생산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부지 지원 등 상당한 규모의 인센티브를 제공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전세계적으로 외국인 투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데 반해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 투자는 지난 3년간 계속 줄고 있다. 높은 임금과 비싼 땅값 등으로 인한 생산비용 증대 및 불안정한 노사관계 등이 대(對)한국 투자를 주저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신정부 출범 이후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책이 강력하게 추진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4월 대통령 해외순방의 첫 일정으로 미국 뉴욕에서 ‘한국 투자환경 설명회’가 열렸다. 당시 설명회에는 예상보다 훨씬 많은 900여명의 외국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해 최고경영자(CEO) 출신 대통령과 ‘주식회사 대한민국’에 대한 큰 기대와 관심을 보여줬다. 이 같은 외국기업들의 기대와 관심을 실제 투자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기업경영에 제약이 되는 산업입지ㆍ세무ㆍ회계 등 비즈니스 분야의 규제들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고치고 교육ㆍ의료ㆍ주거환경 등의 정주(定住) 여건도 외국인들이 생활하기 편리하도록 정비해야 한다. 5월 정부는 외국인투자 유치 환경을 전면 재점검하고 외국인 투자가와 투자유치업무 담당자 등 현장의 의견을 반영해 규제를 실질적으로 완화하는 ‘외국인투자환경 개선 3개년 계획’을 마련했다. 이 계획을 착실히 수행해 세계 최고의 비즈니스 환경이 갖춰지면 우리나라는 외국인 투자가들에게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다. 간혹 론스타 처리 등과 관련해 우리 국민의 반(反)외자정서를 우려하는 외국인 투자가들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외국인 투자에 대한 국민들의 전반적인 인식은 오히려 긍정적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외국인 투자를 우리나라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소중한 기회로 생각하는 것이다. 앞으로 보다 많은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가 없도록 적극적인 홍보도 반드시 필요하다. 수출은 우리 경제가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를 달성하는 데 있어 주도적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4만달러’ 달성을 위해서는 수출과 함께 외국인 투자라는 또 다른 날개가 필요하다. 우리가 수출하는 물건을 사주는 외국 바이어와 함께 우리나라에 투자하는 외국기업도 우리 경제발전의 주역임을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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