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세대갈등으로 번지는 '지하철 노약자석'

'권위'의 노인들 "어른 위한 자리"<br>'효율'의 젊은층 "비면 앉아도 돼"<br>"연금 등 미래의 더 큰 갈등 전조" 지적도


SetSectionName(); 세대갈등으로 번지는 '지하철 노약자석' '권위'의 노인들 "어른 위한 자리"'효율'의 젊은층 "비면 앉아도 돼""연금 등 미래의 더 큰 갈등 전조" 지적도 서민우기자 ingaghi@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지하철 노약자석 이용을 놓고 노인과 젊은 세대 간 갈등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지하철에서 아무 생각 없이 노약자석에 앉았다 노인에게 큰 봉변을 당하는 젊은 사람을 종종 볼 수 있다. 왜 젊은이들이 노약자석에 앉는가, 왜 노인들은 큰 소리로 망신을 주는가. 전문가들은 노약자석을 놓고 벌이는 이 같은 신구 세대의 자리다툼이 현실적인 이해 갈등의 차원을 넘어 미래 세대 간 갈등을 보여주는 전조로 풀이한다. 21일 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에 따르면 지난해 노약자 석을 놓고 벌어진 자리다툼 관련 민원은 총 121건에 달했다.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접수된 민원도 총 84 건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메트로(1~4호선)의 경우 역시 지난해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관련 사안으로 집계된 민원이 68건으로 매달 평균 5건 이상 발생하고 있다. 노약자 석은 말 그대로 노인•임산부•장애인 등 거동이 불편한 대중교통 이용 약자를 위해 마련된 자리다. 그런데 노인들이 이 자리를 경로석과 동일시해 자신들만 누릴 수 있는 권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젊은 세대는 단지 배려하는 것일 뿐 노인들만의 독점적인 자리는 아니라고 주장한다. 자리가 비어 있으면 언제든 앉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 같은 노약자석에 대한 인식차이에 대해 한정란 한서대 노인복지학과 교수는 "몇 개 안 되는 좌석을 놓고 신세대와 구세대가 다투는 현실적인 갈등인 동시에 권위와 효율의 가치가 충돌하는 세대 간의 갈등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노인들은 어른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어른을 공경하는 것을 당연시했던 시대에 그런 행동방식과 사고를 교육 받고 자랐다"면서 "하지만 요즘의 젊은이들은 도덕적 원칙보다 경제적 가치와 효율을 더 중요하게 교육 받고 경험한 세대"라고 덧붙였다. 박경숙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경제적으로 볼 때 현재 우리 사회에서 청년층과 노년층의 삶은 모두 불안정하다"면서 "경제적 불안감이나 박탈감을 서로에게 전가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노인들은 사회적 안전망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젊은이들이 노약자석에 앉는 행위는 마지막 남은 전통적 가치마저 위협하려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박 교수는 설명했다. 노약자석을 놓고 지하철 안에서 벌어지는 갈등이 미래의 더 큰 세대 갈등을 보여주는 신호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동우 고려대 부속평생교육원 교수는 "앞으로 노년 인구는 계속 증가할 텐데 이 경우 연금 지급 문제를 놓고 젊은층과 노년층 사이에 새로운 갈등이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노약자석 자리다툼은 미래의 세대 갈등을 미리 짐작해볼 수 있게 하는 단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신구세대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학습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김신영 한양사이버대학 실버산업학과 교수는 "공간적으로나 사회관계적으로 노인들과 젊은이들이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다"면서 "이들의 소통을 강화할 수 있는 제도적 노력과 함께 사회의 한 구성원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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