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기적 같은 역전

제9보(171~223)



백78, 80이 선수로 활용된다는 점이 백의 자랑이다. 흑79, 81을 게을리했다가는 중앙의 흑대마가 모조리 잡히는 것이다. 흑89는 92의 자리부터 두어놓는 것이 올바른 수순이다. 그러나 이미 백승이 확정된 터이므로 그런 사소한 실수는 별로 의미가 없다. “창하오가 서봉수의 천적으로 등장했군. 이렇게 되면 창하오가 일중수퍼만 아니라 진로배에서도 영웅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아.” 검토실의 김인9단이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그러나 종반에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고 말았으니…. 백은 흑101이 놓이기 전에 아무 때나 그곳을 두는 것이 절대선수였다. 만약 흑이 어떤 식으로든 받지 않으면 참고도의 1 이하 5로 흑대마가 패에 걸린다. 그러므로 실전보 흑101은 멋진 역끝내기였던 것이다. 그러나 그 시점까지는 아직 역전이 아니었다. 창하오가 108로 119의 자리에 두었더라면 아직은 여유있는 백승이었다. 흑119가 승착이었다. 백120을 게을리하면 백대마가 잡힌다. 바로 이 사실을 창하오는 깜빡 잊고 있었다. 흑123의 시점에 와서는 흑의 반집 승리가 확정되었다. 서봉수는 이 바둑을 이겨 1만불의 연승보너스를 챙겼다. 그리고 계속해서 9연승을 거두어 버렸다. 연승보너스만 7만 달러를 거머쥐었다. 이창호, 조훈현, 유창혁은 출전하지도 않고 우승상금을 받았다. 223수이하줄임 흑반집승.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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