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4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 뒤 아이티와 멕시코를 찾을 예정이었지만 천안함 폭침 사고 수습에 전력하기 위해 아이티와 멕시코 방문 일정은 방미를 1주일가량 앞두고 급히 취소했다.
한국의 국가안보와 연결되는 급박한 상황이 전개된 만큼 이들 나라에 양해를 구한 케이스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2013년 10월 연방정부의 '셧다운(부분 업무정지)'의 영향으로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브루나이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참석 일정을 모두 취소했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당시 APEC과 EAS 정상회의를 계기로 말레이시아와 필리핀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이들 계획 역시 모두 취소했다.
연방정부가 셧다운을 하게 되면 공무원들에게 월급을 주는 것도 제한되는 등 국가적으로 대혼란이 초래되고 미국에 대한 국제 신인도마저 저하되는 절박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다자회의에 참석하는 기회를 포기해야 했던 것이다.
이에 대해 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국가 안위와 관계되는 급박한 상황이 초래될 때는 상대국에 양해를 구하고 일정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것이 받아들여진다"며 "박 대통령의 경우에도 일각에서 외교 결례라는 지적이 일고 있지만 메르스 사태가 국민 건강 문제와 직결되고 양국 대통령 간 신뢰관계가 구축돼 있기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이 일정 연기를 받아준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