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주택시장 다시 침체 수렁으로

고용 부진·세금지원 종료 여파 신규 건설 중단·매물만 쌓여


미국 주택시장이 고용 부진 및 주택 구입에 대한 세금지원 종료 여파로 다시 깊은 침체의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신규 주택 건설은 중단됐고, 시장에 매물만 계속 쌓이고 있다. 은행들이 조만간 차압 주택들을 시장에 매물로 밀어낼 것이라는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주택 시장 상황은 그야말로 한겨울이나 다름없다.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미국 단독주택 착공 건수는 전월 대비 0.7% 줄어들었다. 앞으로의 건설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단독주택 건설 허가 건수는 전월 대비 3.0% 줄어 3개월 연속 감소 추세를 이어갔다. WSJ는 "미국의 주요 도시 곳곳에서 주택 판매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에 매물은 계속 쌓이고, 건설회사들은 주택 건설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이어 "주택 구매자에 대한 연방 정부의 세금 지원이 종료된 것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IHS글로벌인사이트의 패트릭 뉴포트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3년 동안 주택시장 침체가 경기 후퇴의 주된 원인이었지만 지금은 경제 상황이 주택 시장 침체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용 부진, 글로벌 경기회복 둔화, 주가 하락 등이 주택 시장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모기지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주택 구매 욕구를 자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프레디맥에 따르면 지난 주 30년 만기 모기지 고정 금리는 4.57%로 지난 197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하지만 모기지은행연합회에 따르면 현재 주택 구입을 위해 모기지를 이용하려는 수요는 1996년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이처럼 주택 구매 수요가 자취를 감추자 정부는 지난 4월 종료된 세금 혜택을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세금 혜택 연장 등의 조치 만으로 주택 시장을 다시 살릴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언뜻 보면 모기지 금리가 낮아지고 주택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에 집을 장만하기도 한층 쉬워진 듯 하지만 은행들은 과거보다 까다로운 대출 조건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다. 차압 주택 증가는 주택 시장의 또 다른 골칫거리다. 패니메와 프레디맥은 지난 3월 현재 전년 동기 대비 80%나 늘어난 16만4,000채의 압류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 두 회사는 차압 주택들을 시장에 내놓을 움직임이다. 더욱이 차압 위기에 내몰린 주택도 계속 늘고 있는 실정이다. WSJ는 "차압 주택 증가는 가격 하락 압력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일부 주택 보유자들이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믿고, 10~15% 더 비싼 가격에 매물을 내놓는 것도 공급 과잉을 부추기고 있다. WSJ는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조만간 팔려는 사람들이 가격을 다시 내려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며 "이 때문에 주택시장에 더블 딥이 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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