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결혼하는 사람들을 위해

허현 <대우건설 대리>

이제 우리나라도 ‘이혼’과 ‘재혼’이라는 단어를 일상적으로 접하는 사회가 됐다. 이혼율이 지난해 16년 만에 줄어들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결혼하는 4쌍 중 한 쌍이 갈라서는 25%의 막강한 이혼율을 자랑하고 있는 것이다. 이혼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사회가 개방적이고 자유롭게 됐다는 의미도 되겠지만 또 한편으로는 우리 사회가 결혼을 가볍게 여기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하지만 결혼을 처음 준비하는 하는 예비 신랑신부 가운데 이혼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없다. 오직 설렘과 낯선 삶에 대한 기대감과 걱정하는 마음이 앞설 것이다. 이런 감정들은 처음 결혼하는 사람들만이 느끼는 낯섦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아직은 무엇보다도 결혼이 일생일대의 가장 소중한 선택이라고 하는 생각들이 우리 사회에 살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최근 저출산이 사회문제가 되면서 출산장려 정책에 관해 말들이 많아지고 있다. 출산율이 떨어지면서 정부가 아이를 낳고 싶은 사회를 만들어달라는 것이 사람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출산율이 경제성장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출산율이 낮아져 인구가 감소하면 내수시장의 규모가 작아지고 성장잠재력이 떨어진다. 전후 베이비붐 시대를 거치면서 줄곧 산아제한 정책을 펴왔던 정부가 요즘 거꾸로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출산장려책을 고민하는 것은 바로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처음 경험하는 결혼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도 획기적인 출산장려책을 기대하고 있다. 이혼율에 대해서 걱정하지 말고 마음 편하고 행복하게 살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달라는 것이 정부에 대한 바람이다. 그러나 이들이 바라는 출산장려책은 단기적이고 미봉적인 것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것이어야 한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적어도 경제적인 이유로 부부들이 싸울 필요가 없는 사회를 만든다면 첫 결혼이 평생 결혼이 되는 부부들이 많아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힘 있는 나라에 할 말은 하는 사회, 가진 자가 베풀며 사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회, 부부가 맞벌이하면서 사교육비 걱정할 필요가 없는 사회, 그런 사회가 오기를 희망해본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