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주 오른다…분할매수 나서라"
삼성전자 실적발표 이후 매수세 폭발반도체·LCD등 장비·부품주도 상승탄력"외국인 매수세 단기과열 양상" 지적도
‘ IT주 분할매수에 나서라.’
지난해 하반기 이후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던 IT주가 삼성전자의 4ㆍ4분기 실적발표를 고비로 추세전환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오기 시작했다.
상당수의 시장 전문가들이 “IT주의 상승랠리가 본격적으로 시작돼 장을 주도할 것”이라며 비중확대를 권고하고 있다. 이들은 다만 “추세전환은 맞지만 외국인들의 IT주에 대한 매수세가 단기 과열양상을 빚고 있다”며 비중확대 전략으로 분할매수를 조언했다.
◇“IT주 증시 주도력 회복”=지난해 하반기 이후 큰 폭의 조정을 받던 IT주들은 실적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와 저평가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며 매수세가 급증, 증시 상승의 견인차가 됐다. 계기는 지난 14일 삼성전자가 시장의 많은 우려가 반영됐던 컨센서스보다 다소 높은 영업이익을 내놓으면서부터 비롯됐다.
외국인들은 14일에 이어 17일에도 IT주 사재기에 나서 삼성전자 1,299억원, LG전자 794억원, LG필립스LCD 129억원 순매수를 각각 기록했다.
증권사들도 삼성전자 등 IT주의 상승랠리를 점치며 삼성전자를 비롯한 IT주에 대해 비중확대를 제안하고 나섰다. 양경식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1ㆍ4분기 중 D램과 LCD 가격의 저점통과가 예상되고 핸드셋 부문도 실적개선이 뚜렷할 것"이라며 IT 관련주 전반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높게 봤다.
◇장비ㆍ부품주도 ‘들썩’=반도체ㆍLCD 등 IT 장비ㆍ부품주들도 정부의 벤처ㆍ코스닥 지원책에다 삼성전자 투자 확대에 따른 실적개선 기대감으로 상승탄력을 받고 있다.
김영준 교보증권 연구원은 “LG필립스LCD의 장비 발주 임박과 하이닉스의 투자확대 등도 반도체ㆍLCD 장비업체에 호재”라며 “최근 주가상승에도 불구하고 주성엔지니어링ㆍ탑엔지니어링ㆍ오성엘에스티ㆍ넥스트인ㆍ코닉시스템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정 동원증권 책임연구원도 “반도체ㆍLCD 장비ㆍ재료업체들은 주가수익비율(PER)이 5~6배에 불과해 삼성전자 주가가 하방경직성만 확보한다면 전망이 밝다”고 내다봤다.
◇분할매수 전략이 바람직=일부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은 이미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삼성전자를 순매수하기 시작한 반면 개인들은 매도세로 일관해왔다”며 “IT주의 추세 상승 속에서 외국인들이 또 과실을 챙기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한요섭 대우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일본의 경쟁기업들보다 순익규모가 월등히 높은데도 저평가돼 있다”며 “올해 IT주들의 연간 이익모멘텀이 크지 않더라도 상반기보다는 하반기, 하반기보다는 내년 전망이 밝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세중 동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원화강세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실적 선방 등으로 IT주에 대한 추세전환은 이미 시작됐다”며 “다만 외국인의 매수세 폭발이 과민한 측면이 있어 주가 상승속도도 과도한 편”이라며 분할매수를 조언했다.
고광본 기자 kbgo@sed.co.kr
홍병문기자 hbm@sed.co.kr
입력시간 : 2005-01-17 1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