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에서 보람을 찾습니다. 여건만 되면 함께 일하는 직원들과 아이들을 위한 봉사에 나서고 싶네요." 대구에서 어린이들을 위해 '마술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는 정기호(50)씨. 그는 자동차 정비업소를 운영하는 평범한 중년이지만 봉사활동을 할 때만큼은 장난기 가득한 '마술사'로 동심의 세계에 흠뻑 젖는다. 정씨가 봉사활동에 나선 건 2년 전 정비업소 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 지난 2005년 25년간 몸담아온 현대자동차에서 명예퇴직을 한 후 '제2의 인생'을 생업 다음으로 봉사활동에 나서기로 마음먹었다. "자동차와 어린이가 제겐 가장 큰 관심사였습니다. 자동차에 관한 일은 퇴직 후에도 감사하게 하고 있지만 어린이는 직접 찾아다녀야 만날 수 있잖아요. 찾아갔는 데 늙었다고 구박당하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에 마술을 배웠죠." 퇴직 후 정비소를 개업하고는 사업이 채 다져지기도 전에 곧바로 마술 전문가를 찾아가 마술을 배운 정씨. 자선활동을 위해 마술을 배우겠다는 그의 취지를 들은 마술사는 아낌없이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해주며 소품도 빌려주는 등 '후원자'를 자청했다. 꽃과 종이가방ㆍ우유ㆍ끈 등 각종 소품을 활용해 20여 가지의 마술을 구사하게 되자 그는 예전부터 매주 봉사활동을 벌여오던 한 보육시설의 어린이들에게 마술 쇼를 선사했다. 이후 정씨는 교회와 어린이집ㆍ양로원 등 자신의 공연이 조금이라도 관객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곳이라면 생업을 제쳐놓고 뛰어가 지금까지 20차례 이상 공연을 가졌다. 보조 없이 홀로 쇼를 진행하는 게 쉽진 않지만 그는 공연 전날엔 정비소 직원 5명을 모두 퇴근시킨 뒤 혼자서 사무실에 남아 2시간 가량 맹연습을 하고 평소에도 마술수업을 계속받는 등 실력을 계속 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