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피플 인 이슈] '中의 빌 게이츠' 마윈 알리바바 회장

1995년 단돈 2,000弗 빌려 인터넷 회사 설립<br>사이버 점포 240만개…中최대 B2B기업 일궈<br>광둥성·상하이시 대표 투자확대 등 '러브콜' 봇물



지난 6일 오전 11시45분께 중국 베이징 도심인 젠궈먼(建國門)로에 위치한 하오위안젠궈(好苑建國)호텔 로비에 누군가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ㆍ국회)를 취재하기 위해 모인 수 많은 중국 기자들에 포위돼 질문 공세를 받고 있었다. 잠시 후 포위망을 뚫고 모습을 드러낸 이는 검정색 양복을 입은 160센티미터의 ‘키 작은 거인’ 마윈(馬雲ㆍ44) 알리바바(阿里巴巴)의 회장이다. 왕양(汪洋) 광둥(廣東)성 서기의 초청으로 전인대 광둥(廣東) 대표단의 숙소인 이 호텔을 찾은 마 회장은 “광둥지역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대해 유익한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마 회장은 인터넷의 불모지난 다름 없는 중국에 기업간 전자상거래(B2B) 업체인 알리바바(阿里巴巴)를 창업해 대박을 터뜨리면서 ‘중국의 빌 게이츠’라는 호칭을 얻고 있다. 그는 요즘 광둥성ㆍ상하이(上海)시의 전인대 대표들로부터 뜨거운 러브 콜을 받고 있다. 전인대 대표도 아닌 그가 전인대 장외(場外)에서 최고의 스타 CEO(최고경영자) 대접을 받고 있는 것이다. 광둥성의 왕 서기는 전인대 개최에 앞서 지난 2월말 70여명의 수행단을 이끌고 알리바바 본사가 있는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를 방문했고, 맨손으로 ‘인터넷 신화’를 이뤄낸 마 회장의 성공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현장에 있었던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시 왕 서기가 “마 회장은 저장성의 보배”라고 추켜 세우며 광둥성에 대한 투자 확대를 요청하자 왕궈핑(王國平) 항저우시 서기가 “왕 서기, 좀 봐 주세요”라로 뼈 있는 농담을 던진 일도 있었다고 한다. 상하이시의 위정성(兪正聲) 서기는 최근 상하이시 관계자들에게 “마윈의 알리바바 같은 회사가 왜 상하이를 떠나 항저우로 갔나”라고 따져 물으면서 “상하이의 기업환경에 무슨 문제가 없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라바바가 대기업 중심의 상하이 보다는 중소기업이 많은 항저우에 본사를 둔 것은 자연스러운 선택이다. 더욱이 알리바바가 마 회장의 고향 항저우로 간 것은 어색한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위 서기가 마 회장을 놓친 것을 크게 탄식한 것은 마윈이 알리바바를 통해 일궈낸 신화가 워낙 눈부셨기 때문이다. 마윈은 작년 11월 홍콩 증시에 알리바바를 상장하면서 서브프라임 위기 속에서도 시가 총액 260억 달러(약 24조원)를 기록해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는 중국 최대는 물론, 아시아 최고인 야후재팬(270억 달러)에 맞먹는 엄청난 금액이었다. 1964년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서 태어난 마윈은 영어실력은 뛰어나긴 했으나 삼수 끝에 사범대에 입학한 뒤 영어 교사와 외국인 영어 가이드 등을 하는 그저 평범한 직장인에 불과했다. 그러던 그가 1995년 3월 업무차 미국을 방문했다가 인터넷이라는 새 물결에 충격을 받았다. 마윈과 알리바바의 신화는 그렇게 싹이 텄다. 중국으로 돌아온 그는 지인들에게서 2,000달러를 빌려 1995년 4월에 ‘차이나옐로우페이지’라는 인터넷 회사를 차렸다. 마 회장은 이어 1997년에 중국 대외경제무역부의 공식 사이트 개설 및 정부와 산하 무역업체 간 인터넷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일을 맡으면서 제조업체와 무역업체들 간의 전자상거래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중국에서 불모지나 다름 없는 인터넷 전자상거래 사업에서 성공을 확신한 마 회장은 1999년 항저우로 돌아와 알리바바를 창업했다. 알리바바는 중국 상거래 문화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가격경쟁력은 있지만 판로가 막혀 창고에 묵혀있던 중소기업 제품들이 알리바바를 만나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기 시작했다. 현재 알리바바에서는 이쑤시개부터 오토바이에 이르기까지 5,000여 종의 상품이 거래되고 있으며 사이버 점포도 240만개에 이른다. 마윈의 도전은 B2B를 넘어 C2C(소비자간 전자상거래) 영역까지 확대됐다. 마윈은 2003년 세계 최강의 C2C업체인 이베이에 대항해 타오바오탓컴을 창립, 단숨에 중국시장 점유율 83%로 이베이를 추월했다. 중국의 유력 일간지인 신경보(新京報)는 그를 ‘2007년 50대 기업가’ 가운데 으뜸의 자리에 올렸다. 신경보는 “마윈을 1위로 선정한 것은 단지 그가 홍콩 IPO에 성공했기 때문만은 아니다”라면서 “더욱 중요한 것은 알리바바가 인터넷과 중국의 상황을 잘 결합해 많은 사람들이 최저의 비용으로 인터넷 상거래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마윈은 지난 6일 전인대 광둥대표들을 만나고 하오위안젠궈호텔을 떠나면서 “왕양 서기와의 약속대로 앞으로 인터넷의 힘을 빌어 광둥성에서 수출부문에서 한계상황에 이른 중소기업들이 내수업종 전환해 생존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이제 마윈 회장과 알리바바의 또 다른 차원의 도전이 시작된 것이다.
◇ 마윈 약력




▲ 1964년 중국 항저우(杭州) 출생 ▲ 1988년 항저우사범학원 외국어과 졸업 ▲ 1995년 상업정보 웹사이트 '중국옐로우페이지' 창업 ▲ 1997년 대외경제무역부 공식 사이트 개설 ▲ 1999년 알리바바(www.alibaba.com) 창업 ▲ 2000년 미국아시아상업협회 '비즈니스 리더' 선정 ▲ 2001년 알리바바, B2B(기업간 전자상거래) 서비스 개시 ▲ 2003년 타오바오닷컴(www.taobao.com) 출범 C2C(소비자간 전자상거래) 진출 ▲ 2007년 홍콩증시에 알리바바 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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