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부실키운 주먹구구 연금운용

4대 공적연금의 기금 잔액은 지난해말 현재 43조1,560억원에 달한다. 가입자는 844만명으로 연금 수령자는 35만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것은 국민연금으로 37조4,600억원이며 다음이 공무원연금(4조7,800억원), 사립학교 교원연금(3조4,400억원), 군인연금(4,600억원) 등의 순이다. 감사원 감사에 따르면 사회보장 차원에서 도입된 연금제도가 기금을 운용하는 공단에 「주인없는 돈」으로 인식돼 부실을 키워 왔다는 점에서 특단의 개선책이 요청된다.공적연금의 가장 큰 문제는 우선 기금의 운용능력 부재다. 95~97년 기간중 각 연금공단의 기금운용 수익률은 공공금융 예탁이자율 보다 1.3~2.5% 포인트보다 낮았다. 일반시민들도 쉽게 얻을 수 있는 시장수익률 보다 뒤졌다는 것은 얼른 납득이 가질 않는 대목이다. 공무원과 사학연금관리공단은 주가 하락기에 주식을 재빨리 매도하지 못해 95년 850억원, 97년 4,812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투자사업 부실도 눈덩이처럼 부풀고 있다. 군인연금을 제외한 3개 연금 관리공단은 97년말 현재 모두 2조4,000억원을 투자, 연금회관·호텔·골프장·연금매장 등을 운영하고 있으나 거의가 적자다.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도 심각한 상황이다. 기금을 빼내 주식 투자는 예사고 기금운용 관련 은행들의 후원으로 해외여행도 다녀 왔다. 방만한 인력운용도 문제다. 공무원연금의 직원은 설립 당시에서 3.6배나 늘어났으며 사학연금은 무려 8.6배나 급증했다. 지금 공적연금에 대한 불신감이 그 어느 때 보다도 팽배해 있다. 기금마다 고갈이 불을 보듯 뻔한 데다, 가입자들의 부정적 시각이 한층 이를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다. 개선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연금에 대한 가입자들의 집단적인 저항도 우려된다. 공적연금은 투명한 경영이 요체(要諦)다. 공적연금이 더 이상 불신의 대상이 돼서는 안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