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근로자 가구의 소득격차가 6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평균 소비성향도 환란 이후 최저치를 기록, 소비심리 위축이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통계청이 7일 발표한 ‘2ㆍ4분기 가계수지동향’에서 확인됐다. 소비자기대지수는 6개월 연속 하락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가계수지 추이를 감안할 때 당분간 소비심리 추락을 막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가계가 부담하는 조세는 2ㆍ4분기 월 평균 8만4,2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월 평균소득에서 2.8%를 세금으로 납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소득격차 더 벌어져=‘2ㆍ4분기 가계수지동향’에 따르면 2인 이상 도시근로자 가구의 월 평균소득은 331만1,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의 311만원에 비해 6.5% 증가했다. 이는 2ㆍ4분기 기준으로 2002년의 9.6%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하지만 소득증가가 고소득층에 의해 주도된 까닭에 계층간 소득격차 정도를 나타내는 소득배율은 나빠졌다. 대상 가구를 소득 순위별로 20%씩 5개 분위로 나눴을 때 5분위 소득을 1분위 소득으로 나눈 소득배율이 5.24를 기록했다. 이는 2ㆍ4분기 기준으로 2000년의 5.28 이후 6년 만에 최고치다. 전국가구의 소득배율은 7.24로 지난해 2ㆍ4분기와 같은 수준에 머물며 소득격차가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은 늘었지만 저소득층보다는 고소득층이 이를 주도하면서 소득격차에는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적자가구 증가=2ㆍ4분기 도시근로자 가구의 평균 소비성향은 73.3%를 기록했다. 이는 98년 2ㆍ4분기(66.1%)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소비성향이 높을수록 그만큼 소비를 많이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로 미뤄볼 때 지갑을 열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위 상위 고소득층 20%의 2ㆍ4분기 소비성향은 61.5%로 전년동기(61.8%)보다 하락했다. 고소득층조차 소비를 줄이고 있는 셈이다. 저소득층에서는 적자가구가 늘고 있다. 도시근로자 가구 중 적자가구는 22.6%로 지난해 2ㆍ4분기(21.8%)에 비해 0.8%포인트 증가했으며 전국 가구 중 적자가구는 27.8%로 1.0%포인트 증가했다. 이를 소득 분위별로 보면 상위 20% 계층에서 적자가구가 준 반면 하위 계층에서는 오히려 증가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상무는 “2ㆍ4분기 가계수지동향 조사는 경기 양극화를 대변해주는 지표로 볼 수 있다”며 “이 같은 현상 이면에는 영세 산업ㆍ가계의 소득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이것을 재정으로 풀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투자 활성화를 통한 부가가치 창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