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PGA 챔피언스 투어 개척자 될 것

한국인 첫 US 시니어 오픈 출전 김종덕씨<br>연말 Q스쿨 응시 시니어 전경기 획득 도전

한국인 최초로 US 시니어 오픈 골프대회에 출전하는 김종덕이 인터뷰 중 환하게 웃고 있다. 뒤의 사진은 지난해 일본 시니어 PGA 챔피언십 우승 당시의 모습. /박민영기자

"누군가는 개척해야 할 무대라고 생각합니다."

1990년대 후반 한국프로골프를 풍미했던 김종덕(51∙혼마골프)이 '골프인생 2막'에서 개척자의 길을 걷고 있다. 미국프로골프(PGA) 시니어 투어가 그 무대다. 최경주와 박세리가 PGA 정규 투어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그랬듯이 김종덕의 미국 시니어 투어 도전은 그 발자국 자체가 고스란히 새로운 이정표로 남게 된다.


50세 이상 '역전의 용사'들이 뛰는 시니어 투어는 국내에서는 미약하나 미국은 다르다. 정규 투어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 그대로 진출하는 챔피언스 투어(PGA 시니어 투어의 명칭)의 인기와 경기 수준은 정규 투어가 부럽지 않다.

김종덕은 5월28일(이하 한국시간) 끝난 시니어 PGA 챔피언십에 출전해 51위를 기록했다. 성적은 중요하지 않았다. 미국 본토에서 열린 PGA 시니어 투어 대회이자 메이저 대회 출전 모두 한국인 최초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 3일 서울 대치동 혼마골프 한국지점에서 만난 김종덕은 "대회 운영 시스템과 선수들의 기량, 지역 주민들의 자원봉사 등 부럽게 느낀 점도 많았고 배운 점도 많았다"면서 "누구라도 개척해야 앞으로 후배들이 갈 수 있는 길이 생기니까 출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김종덕은 지난해 일본 시니어 투어에 데뷔하자마자 상금왕에 올라 그 자격으로 미국의 시니어 PGA 챔피언십과 US 시니어 오픈, 브리티시 시니어 오픈 등 3개 메이저 대회로부터 초청을 받았다. 오는 8일 출국하는 그는 13일 개막하는 US 시니어 오픈에 나간 뒤 일주일간 미국에 머물다 스코틀랜드에서 열리는 브리티시 시니어 오픈까지 치르고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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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세나 된 헤일 어윈(미국∙PGA 20승∙시니어 45승)이 지금도 땅이 쩡쩡 울릴 정도로 강한 샷을 하더라고요. 젊은이들에 떨어지지 않는 탄도와 비거리를 유지하는 선수들이 아주 많습니다. 그래도 이번에는 한 번 경험도 있으니 '톱10' 안에 들도록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연말에는 퀄리파잉(Q)스쿨에 응시해 미국 PGA 시니어 투어 전 경기 출전권 획득에 도전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통산 9승을 거둔 김종덕의 골프 인생은 도전의 연속이었다. 1996년 일본에 진출해 통산 4승을 거뒀고 2011년 일본 시니어 무대 8개 대회에서 2승을 포함해 7차례 10위 안에 들었다. 배상문(남자)∙안선주(여자)와 함께 한국 선수의 일본 골프 '상금왕 싹쓸이'를 완성시켰던 그는 동시에 한국 시니어 상금왕(2승)에도 올랐다. 2006년 위염으로 1년간 공백을 가진 뒤 이듬해 일본 투어 시즌 개막전에서 연장전 끝에 준우승하며 재기한 의지의 사나이이기도 하다.

"한국과 일본을 거쳐 미국 본토에서의 우승을 위해 첫발을 내디뎠으니 하나씩 채워가며 계속 도전할 것"이라는 그에게 '시니어'라는 말은 내리막길이 아닌 또 다른 출발점을 의미하는 듯했다.

평균 280야드 이상을 펑펑 날리고 있는 그에게 50세 전후로 샷 거리가 현격히 줄어드는 아마추어 골퍼들을 위한 조언을 부탁했다. "근력과 유연성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팔굽혀펴기나 웨이트도 좋지만 관절을 다칠 위험이 있습니다. (피트니스용) 고무밴드를 곁에 두고 몸 앞과 뒤쪽에서 양손으로 당기는 운동을 틈틈이 해주면 근력과 유연성을 좀 더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습니다."

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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