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5월16일] 여성모델 백환권 발행

세종대왕, 율곡 이이, 퇴계 이황, 세 위인의 공통점은(?) 세분 다 이씨 성에다 남자, 그리고 1만ㆍ5,000ㆍ1000원권 지폐에 등장하는 모델들이다.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당연히 남자만 돈에 등장하라는 법 있느냐며 여성계가 반발할 만하다. 최근 한 여성단체가 제주 의녀 김만덕 등 여성운동 또는 독립운동에 헌신한 6명의 여성을 모델로 가상 지폐를 만들어 화제가 됐다. 김만덕을 비롯, 유관순ㆍ선덕여왕ㆍ이태영ㆍ허난설헌ㆍ김마리아 등 6명을 10만권 지폐의 인물로 선정했다. 공교롭게도 한국은행이 10만원 고액권 발행을 검토하고 있고 여성모델 채택에도 전향적 자세를 보여 여성이 돈에 등장할 날도 머지않았다. 그러나 이미 여성모델이 지폐에 등장했던 적이 있다. 광복 이후 발행된 우리나라 돈의 종류는 78종(지폐 61종, 동전 17종). 이 가운데 여성이 처음 화폐 모델로 등장한 것은 1962년 5월16일 발행된 100환권으로 어머니와 아들이 저축통장을 들고 있는 모자상이 새겨져 있다. 당시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관련, 국민에게 저축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정치적 필요성에 의한 것이었다. 아무튼 화폐 모델로 역사적 인물이나 위인이 아닌 평범한 모자를 채택한 것은 우리나라 화폐사에 하나의 파격으로 꼽힌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 100환권 화폐는 1962년 6월10일의 통화개혁으로 한은이 500ㆍ100ㆍ50ㆍ10ㆍ5ㆍ1원권 등 6종의 새로운 돈을 찍어냄에 따라 발행 24일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외국 화폐에 등장한 여성은 여성운동가 수전 앤서니(미국), 과학자 마리 퀴리(프랑스), 의학자 몬테소리(이탈리아) 등이 있으며 일본은 5,000엔권에 여류소설가 히구치 이치요를 넣었다. /박민수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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