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이기는 곰

제7보(101~143)



흑17의 활용은 흑의 권리. 백18의 굴복은 뼈아프지만 다른 도리가 없다. 참고도의 백1로 잡았다간 흑2, 4로 간단히 망해 버린다. 흑25부터는 왕리청 특유의 굳히기 수순이다. 상대가 전혀 반발할 수 없는 강제적인 방법으로 판을 정리하고 있다. 흑27, 29로 압박해놓고 반상최대인 31을 차지하여 승리를 확인하고 있다. 왕리청의 착점들은 마치 18급 하수의 그것처럼 단순하고 투박하지만 지금은 그게 가장 효과적으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전혀 멋을 부리지 않고 있어요. 나는 곰입니다, 호랑이도 사자도 아닌 곰이지만 이기는 곰입니다, 마치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임선근9단이 하는 말이다. 종반의 수순은 무의미하므로 생략한다. 팻감까지 풍부한 흑은 43의 자리 패도 이기고 나중에 가로 패를 걸어 그곳 마저 이겨 버렸다. 창하오를 꺾은 왕리청은 준결승에서 콩지에(孔杰)5단을 제압하고 결승에서 마샤오춘9단을 2대1로 꺾어 우승 상금 15만 달러를 가져갔다. 대만 출신이면서 일본 대표로 출전한 그는 2년 전에 LG배에서 우승한 이래 두 번째로 세계를 제패했다. 한국팀은 조훈현이 콩지에에게 지고 이창호가 오래간만에 마샤오춘에게 패하고 유창혁은 펑첸(彭荃)3단에게 꺾여 모두 탈락했고 8강에 5명이 진출했던 중국팀도 우승의 꿈을 접어야 했다. 143수이하줄임 흑5집반승. 노승일ㆍ바둑평론가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