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그룹의 처리문제가 내년 총선을 앞둔 김대중(金大中)정권에 대한 ‘리트머스 시험지’가 되고 있다고 홍콩의 한 경제학자가 2일밝혔다.홍콩의 투자자문사 ‘인디펜던트 스트레티지’의 수석 경제학자인 데이비드 로체는 이날자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에 실린 기고문을 통해 재벌에 대한‘수술’없이는 한국경제가 구조조정에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러한 수술이 항상 고통을 수반하며 재벌이나 은행, 투신사들의 도산으로 인해 유동성 위기를 초래할 위험이 있지만 그같은 위험이 수술을 회피하거나 실패함으로써 한국의 개혁이‘사망’하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체는 대우에 대한 채권단의 출자전환으로 금융기관의 부실여신이 급증해 결국정부의 재정적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한국의 외환보유고가 계속 늘어나고 있고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고 있어 거시적인 관점에서 재정적자의 급증이 큰 위기를 불러올 정도는 아니라고내다봤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이같은 어려움들이 예상되나 재벌에 대한 진정한 구조조정이 진행된다면 장기적으로 한국경제는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체는 이 과정에서 재벌오너들의 소유권문제를 둘러싼 저항이 불가피하겠지만 만약 정부가 물러서거나 구조조정에 실패한다면 한국은 또다시 장기적인 침체에 빠져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