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새 아파트 입주후 강세 "옛말"

부동산 시장 침체로 매수세 거의 붙지않아<br>일부 주상복합 평당 500만원 떨어지기도<br>전문가 "강남은 새집적어 약세 오래안갈것"

레이크팰리스 34평형을 보유 중인 최모(37)씨는 지난해 가을 분양권을 팔자는 아내의 말을 듣지 않은 것에 후회하고 있다. 당시 집값이 크게 뛰었지만 통상 입주 후에 가격이 더 오르기 때문에 팔지 않았던 것이 화근이 됐다. 입주를 시작하자마자 집값이 떨어지더니 벌써 1억원 정도나 빠졌다. 지금이라도 팔아야 할지 최씨의 고민은 점점 커져만 간다. 부동산시장의 침체로 새 아파트의 프리미엄이 사라지고 있다. 입주 후 강세를 보이던 것은 옛말이고 가격하락이 가속화되는 추세다. 13일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 조사에 따르면 잠실 레이크팰리스 34평형이 지난해 말 집들이에 들어간 후 7,000만~1억5,000만원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잠실동 한일공인의 한 관계자는 “입주를 시작하면서부터 가격이 빠졌다”며 “매수세가 전혀 없어 회복될 기미가 안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3월 초부터 집주인을 맞은 자양동 스타시티(39~99평형 1,177가구)도 입주 전 평당 2,500만원까지 근접했던 호가가 최근에는 2,000만원대 초반까지 내려갔다. 지난해 말 입주한 목동 현대하이페리온Ⅱ와 대치동 롯데캐슬리베 역시 마찬가지다. 새 아파트의 효과를 기대했던 입주자들은 하염없이 떨어지는 집값에 울상을 짓고 있다. 이는 과거 사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도곡동 렉슬, 한강로1가 용산파크자이 등은 입주하기 무섭게 가격이 급등했었다. 2005년 1월 입주한 동부센트레빌은 5개월 만에 평형별로 2억원 이상씩 올랐고 도곡 렉슬도 지난해 2월 당시 10억원을 밑돌던 33평형이 5월 13억5,000만원까지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새 아파트의 ‘약발’이 먹히지 않는 것이 달라진 시장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김은경 스피드뱅크 리서치팀장은 “대출규제가 심해지고 보유세 등 세금 부담이 늘어나면서 신규 프리미엄이 형성되지 않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올 들어 집값이 하락하고 9월 분양가상한제로 가격이 더 싸질 것을 기대해 매수세가 잠잠한 것도 원인이다. 새 아파트의 가격하락이 이어지자 입주 전부터 집값이 떨어지는 단지도 늘고 있다. 오는 7월 입주하는 트리지움은 이미 시장에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잠실동 H공인 관계자는 “물량이 쏟아지기 전에 조금이라도 제 값을 받겠다는 주인들이 매물을 내놓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남 등 유망 지역의 인기 아파트에 약세는 오래가지 않을 전망이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대표는 “강남권은 신규 물량이 많지 않아 결국 수요자들이 다시 찾을 수밖에 없다”며 “입주율이 80%를 넘는 시점에는 다시 가격이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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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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