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기본으로 돌아가자

지난 10일에 발생한 국보 1호 숭례문 방화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한 국민은 아직까지도 분노와 허탈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600년의 역사를 한순간에 잿더미로 만들어버린 이번 사건을 보면 문화재 관리, 방재시스템, 위기관리 행정시스템 어디에서도 기본을 찾아 볼 수가 없다. 어느 것 하나라도 제대로 작동됐다면 “이 지경에는 이르지 않았을걸…” 하는 탄식을 억누를 수 없다. 그동안 우리 국민의 의식수준과 사회 분위기가 기본을 해치는 쪽으로 얼마나 심각하게 기울어져 있는지 대변해주고 있다. 이번 사건을 통해 모든 사회주체가 이제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자기반성을 통해 시스템을 정비하고 패러다임을 과감하게 전환하는 기회로 삼아야 희망의 불씨를 살리고 좌절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운동선수도 기본기가 튼튼해야 일류선수가 될 수 있듯이 진정한 창의력은 기본에서 출발하며 기본을 갖춘 창의적 사고라야 실현 가능하다. 중소기업 전문 지원기관의 최고경영자(CEO) 입장에서 중소기업의 경영환경을 살펴보면 중소기업들은 물론 정책당국, 중소기업 지원기관 등이 기본으로 돌아가서 재정비해야 할 많은 과제들을 안고 있다. 개별주체의 변화노력도 필요하지만 우선 전체 시스템의 기본을 바로 세워야만 중소기업의 부가가치 창출 극대화를 통해 경제회복을 견인함으로써 국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정부는 공공 부문에 대한 경영책임과 건전성 감독은 강화하되 각종 규제와 행정통제는 과감하게 완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공기관은 법적으로 부여받은 공적책임에 자율과 책임경영이라는 비즈니스 마인드를 접목해서 가장 효율적인 정책을 창의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으로써 공공 부문의 경영 생태계가 자연스럽게 조성돼야 한다. 이제 중소기업도 시장에서 지속 가능성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스스로 ‘고기를 잡는 방법’을 익혀야 하고, 이를 위해 중소기업 지원기관은 유능한 코디네이터ㆍ컨설턴트 역할을 해야 한다. 중소기업은 경제적 약자로서 사회적 관용과 정부의 각종 정책적 지원의 우산 아래서 허용돼왔던 그동안의 편의주의적 경영관행으로부터 과감히 작별을 고해야 한다. 앞으로 정책과 시장은 기본을 준수하는 중소기업에 더욱 많은 기회를 줄 것이라는 점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더 늦기 전에 기본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이유를 우리가 지금 지켜보고 있는 이 참담한 숭례문의 잔해가 뼈아프게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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