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업 원자재확보 비상

수입비중 높은 정유·유화중심 수입선 다변화 추가도입 안간힘"아직까진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 큰 피해가 불가피할 것이다"(A정유 자재본부장), "원자재 확보도 문제지만 앞으로 원자재 가격이 오른다면 채산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B석유화학 재무담당 임원) 미국의 테러 보복공격이 임박한 가운데 정유ㆍ석유화학 등 원자재 수입비중이 높은 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지금 당장은 커다란 문제가 발생하지 않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상황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단 비축물량을 늘리고 원유도입선을 다변화하는등 원자재 수급안정에 총력을 기울이지만 뾰족한 대책을 찾지 못한채 사태 추이만 지켜보는 입장이다. 유화, 자동차, 전기ㆍ전자업계도 이번 사태로 원자재 파동과 가격상승을 우려,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강구하는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불안에 떠는 정유업계 가장 큰 타격이 우려되는 정유업계는 현재 한달분 남짓의 물량을 보유하고 있어 추가 물량 확보와 원유 도입선을 다변화에 안간힘을 쏟고있다. 현행 법으로 고시된 정유업계의 비축 제한량은 전년 판매량 기준 38일분. 정유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워낙 급작스럽게 진행돼 현재 기업별로 40일 전후의 재고물량만 확보한 상황"이라며 "비상사태에 대비해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공급망을 확대 가동하기 위해 접촉중"이라고 말했다. 업체별로는 올 1~7월 원유도입의 중동의존도가 76.4%인 SK㈜가 재고물량을 60일분으로 늘렸다. 이 회사는 사태추이에 따라 현재 25%의 물량을 공급받고 있는 가봉과 에콰도르ㆍ북해등 서아프리카와 중남미 지역 수입량을 탄력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중동지역에 대한 원유 도입 의존도가 지난해 53.5%, 올1~7월은 64% 수준으로 비교적 낮은 편인 LG칼텍스정유는 비축된 재고물량이 44일분이며 인도네시아ㆍ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지역과 아프리카ㆍ알래스카ㆍ중남미등 공급 루트를 다양하게 마련해놓고 있다. 90% 이상을 중동지역에서 공급받고 있는 현대정유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재 러시아 시장등을 개척해 대체 공급원을 찾고있지만 원유의 품질 면에서 중동 물량보다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말했다. 반면 에쓰오일은 대주주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인 만큼 98% 이상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공급받고 지난 91년 쌍용이 아람코와 함께 법인을 설립하면서 20년 장기공급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 일부 원부자재 선취매 조짐 석유화학, 전기ㆍ전자, 자동차 업계는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의 원가상승 압박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아래 일부 원부자재를 평상시보다 많이 확보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업계는 특히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원부자재 가격 상승, 원가상승 압박, 채산성 하락, 경영수지 악화라는 악순환이 연쇄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자동차, 전기ㆍ전자업체들은 레진(TV등 가전제품 외관을 구성하는 플라스틱 사출물의 필수 원자재)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이번 사태의 사각지대인 동남아 등지와 접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 불안정으로 유화 원부자재의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필요물량을 사전에 확보한다는 점과 가격협상에 유리한 고지를 점한다는 계획아래 주문량을 평상시보다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원자재 수급도 문제지만 원유가격 상승에 따른 다른 원자재가격이 오르는 것이 더욱 큰 문제"라며 "이 경우 가뜩이나 어려운 채산성 확보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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