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실패로 꿈을 이룬 기업, ㈜티디엘

김유신 ㈜TDL 대표이사. 신성장창조경제협력연합회 광주지역 지회장


어릴 적 아버지는 나에게 ‘오늘은 무슨 실패를 했니?’라고 물었다. 실패한 것이 없다고 답하면 실망스러워 했다. 반대로 ‘오늘 이걸 실패하고 말았어요’라고 하면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훨씬 잘했다’며 칭찬해 주셨다.


이 이야기는 기능성 속옷 브랜드 스팽스(Spanx)의 창업주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사라 블레이클리가 어릴 적 부친과 나눈 담소다. 이렇듯 실패가 학습된 사람은 웬만한 실패를 웃으며 넘길 수 있는 여유로움을 갖게 된다. 또한 실패를 교훈 삼아 성공으로 도약하는 계기로 삼는다. 광주광역시 북구 월출동에 위치한 ㈜티디엘(대표 김유신)도 바로 그런 과정을 거쳐 성공의 두 글자를 아로세긴 기업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04년 1월 설립 이후 혁신의 각축장인 IT 시장에서 품질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LCD 패널 보호용 필름, 홀딩 팁, 소프트웨어 개발 등의 제조?통신 사업영역에 주력 하고 있다.

LCD 패널 보호용 필름이란 LCD의 가장 밑바닥에 붙이는 광학용 필름으로 7겹의 자재를 겹쳐서 만드는 LCD 패널 간의 보호 및 완충재 역할을 하는 기술이다. 또 홀딩 팁은 LCD 글라스를 접합할 때 쓰는 완충 시트(연 80㎥)와 글라스의 테두리나 좌우 측면에 부착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이 같은 제품들을 삼성전자, LG전자 등 디스플레이를 제조하는 대기업의 1차 벤더인 백라이트 유닛(BLU)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특히 기술력을 인정받아 생산 제품의 약 20%를 슬로바키아, 중국, 대만으로 수출하는 등 사업 영역을 지속 확대하고 있는 상태다.

이런 티디엘을 이끌고 있는 김유신 대표는 모기업인 하남전자의 하남전자연구소 출신으로 지난 2009년 LCD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해 2년간의 노력 끝에 LCD 패널 보호용 필름 제조에 성공했다. 하지만 경쟁사와의 품질 경쟁에서 밀려 실패의 쓴맛을 봤다.

하지만 김 대표는 좌절하지 않고 도광판(LGP) 보호필름 2세대 부품개발팀에 합류했고, 부단한 연구개발을 통해 삼성전자 LCD TV용 부품으로 독자 공급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또한 중소기업청의 창업성장기술개발사업에 참여, 28억원이었던 매출을 120억원으로 크게 성장시켰다.


그리고 이를 시작으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벤처기업 인정, 메인비즈(MAIN-BIZ) 및 이노비즈(INNOBIZ) 획득, 기업부설연구소 설립, 중소기업 녹색경영 인증, 제조업장 매입 및 이전, 자랑스런 중소기업인상 수상, ISO품질/환경 통합인증, 광주테크노파크 10대 유망기업, STAR 기업 선정, 우리지역 일하기 좋은 기업, 취업하고 싶은 기업, 2014년 광주광역시 명품강소기업 선정 등 IT 부서와 제조 부서의 매출을 다원화하는 안정화 단계에 들었다. 현재는 IT 부서를 별도 법인으로 분리, 부품 소재 전문업체로 전환했다.

관련기사



김 대표는 “모두에게 사랑받는 감동의 기업이 되기 위해선 남보다 한발 먼저, 그리고 다음을 준비하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며 “남보다 한발 앞선다는 것은 정보기술의 급속한 발달로 그에 맞는 수요도 변화하고 있기때문에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읽고 고객이 필요로 하는 혁신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혁신적 가치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기술 프런티어를 넘어 경제흐름에 따른 새로운 경쟁력과 대응전략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김 대표는 또 IT 분야의 개발 및 제조에 있어 인적 자원을 상당히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김 대표는 “인적 자원은 사업을 진행하면 할수록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는 것을 느낀다”며 “결국 최고 결정권자는 사람이고 혁신창출과 기업의 성장은 우수한 인력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휴먼네트워크를 중시하고 하남전자에서 경험한 투명한 경영과 이를 토대로 직원들과 공유하는 자유로운 사내문화가 오늘날의 티디엘의 성장 동력인 것이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기업’, ‘변화를 주도하는 기업’, ‘혁신으로 무장된 기업’을 사훈으로 치열한 경쟁과 도전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 주력 분야에 머무르지 않고 미래 예측에 기반한 신사업에 과감히 뛰어드는가 하면 제품과 기술의 신뢰성을 높여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 일환으로 최근 공장 자동화와 이력추적시스템 개발에 이어 도로 주행 시 차량과 차선을 인식해 차량 충돌 및 차선 이탈 여부를 운전자에게 경보하는 운전보조시스템도 개발했다. 이외에 고령자를 위한 ‘기능성 e-스포츠 플랫폼 Ver1.0’이 굿소프트웨어(GS) 인증을 획득하는 등 공격적 혁신을 단행하고 있다.

기능성 e-스포츠 플랫폼 Ver1.0은 고령자들이 쉽게 배우고, 운동기능 저하를 막기 위해 신체 운동과 스포츠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기능성 스포츠 게임 소프트웨어다. 조작이 간편하며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이렇듯 사업을 다각화하면서 미래 먹거리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도전하는 티디엘은 과연 IT시대의 최고의 파트너가 될 역량이 있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다.

이와 관련 김 대표는 “앞으로 사업을 다변화를 위해 작은 부품 시장에 혁신적인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라며 “버전업(2~3세대 부품) 개발에는 시장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신재생에너지 분야에도 관심이 있다”면서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분야의 진출을 목표로 연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기업가의 면모를 드러냈다.

신성장창조경제협력연합회(신경련) 광주지역 지회장으로 선출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는 김 대표는 “급변하는 경제상황에서 미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지금부터 미래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신경련의 모토에 적극 동의한다”며 “앞으로 선도기업에 많은 기대와 지속적인 관심을 바란다”고 밝혔다. /파퓰러사이언스 기획취재팀 장순관 기자 bob0724@naver.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