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박석태씨 자살/“금융자율화 계기 삼아야”

◎은행 사금고화 「관치금융」에 타살된 꼴/이권청탁배제·여신심사 민주화 시급박석태 전 제일은행 상무의 자살을 계기로 은행권에 진정한 금융자율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은행 임직원들은 『박 전상무는 자살한 것이 아니라 타살됐다』며 『주범은 그동안 은행을 마음껏 유린한 정치금융과 관치금융』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여신담당자들은 『은행원들이 자신의 책임아래 스스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풍토가 조성되도록 제도와 관행이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행관계자들은 이를 위해서는 마치 은행을 사금고나 공기업인양 여기는 정치권 및 관가의 인식과 관행이 먼저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주인이 없다고 은행인사에 마구 개입하고 이를 빌미로 대출청탁, 인사청탁 등 각종 이권청탁을 당연시하는 정치권과 관가의 기본인식이 개선되지 않는 한 자살이라는 극단적 수단까지 선택한 「박 전 상무의 고뇌」는 은행원들에게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원들은 또 내부적으로 은행장에게 권한이 너무 집중된데 따른 부작용을 자성했다. 한보사태이후 각 은행이 여신심사의 민주화를 위해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여신심사위원회」제도에 대해서도 은행원들은 부정적이다. 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문제는 제도가 미비해서가 아니라 관행의 문제』라며 『제 아무리 좋은 제도를 만들어 놓는다고 해도 은행장의 눈치를 먼저 살피는 상황에서는 아무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안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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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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